Culture/[독서] 좋은 책 이야기

John J. Collins, [Introduction to the Hebrew Bible(2004)]

진실과열정 2008. 1. 7. 16:31
지은이
출판사
Fortress Press
출간일
2004
장르
Hebrew Bible
책 속으로
히브리 성서에 대한 가장 최근의 개론서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히브리 성서에 대한 개론이라는 제목에서와 같이, 히브리 성서의 최종 편집물의 순서대로 '저자의 입맛'에 맞게 선별된 자세한 본문들을 건드리고 있다. 저자는 유대교에 전문가로, 히브리 성서본문에 대하여 유대교적인 해석들(외경, 사해문서 등)과의 연계성을 쉬지않고 제공해주고 있다. 그러므로 저자는 기존의 개론서가 채택한 방법들, 예를 들면, 히브리 성서의 저작권이나 각 책의 내러티브들을 상세하게 다루지 않는다. 솔직히, 그건 히브리 성서에 대한 합당한 태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의 방법론은 신선하다. 저자는 솔직하게 히브리 본문의 역사성을 평가한다(그의 책에는 '시대착오'라는 단어가 제법 등장한다!). 그러나 그는 신약성서를 넘나들면서, 기독교인으로서의 히브리 성서의 의미를 제시하는데 철저하게 보수적이며, 윤리적이며, 신앙적이다. 무엇이 문제가 되어야만 하며, 무엇은 그냥 넘어가도 되는지를 저자는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이 책은.. 기존의 개론서가 주지못한 빈공백(gap)을 채워넣어주는 '조금 두꺼운' 책이다.
나의 평가
아주 좋아요!아주 좋아요!아주 좋아요!아주 좋아요!아주 좋아요!

많은 개론서를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기존의 개론서는 너무 고지식하거나(앤드류 힐과 존 윌튼의 [구약개론], 트램퍼 롱맨과 레이먼드 딜라드의 [최신구약개론(한국사람들이 '최신'을 너무 좋아하는 것을 출판사가 악용하고 있다)]), 역사적인 역추적에 너무 힘을 빼서 개론서를 넘어가는 수준이거나(버나드 앤더슨의 [구약성서이해], Cyrus Gordon [The Bible and the Ancient Near East]), 비평적인 이슈들에 매달리고 있거나(오토 카이저의 [구약성서개론])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그런 책에 시달렸던 분들이라면, 이 책은 참 괜찮은 책이다.

저자의 기존 해석학적 달관의 자세를 엿볼 수 있었던 2005년 책(The Bible after Babel)의 깔끔함이, 바로 이 [히브리 성서 개론]에서 나왔음을 엿볼 수 있었을 정도였다. 그만큼 저자에게 기존의 비평적 학문의 경향성은 그리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이 책은 어떠한 기준(앞선 책들이 선택했던)이 없기 때문에, 그리고 너무나 두껍기 때문에, 읽기 쉽지 않은 책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읽게 된다면, 공백이 채워지는 '신선한 기쁨'도 맛볼 수 있다. 아마도 21세기의 개론서는 어떠한 형식에 매이지 않는(이미 너무 널려있기 때문에), 독자의 필요를 채워주는 방향으로 진화되고 있는 것 같다(그럼에도 '개론'이라는 이름을 붙여야만 장사가 될 것이므로). CD-Rom 자료도 첨부되어 있기 때문에, 책으로 접할 수 없는 자료들도 얻을 수 있으며, 계속된 연구를 가능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