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ble Study/구약 성서

엘리

진실과열정 2016. 3. 5. 23:31

기드온과 삼손에 이어 사사기는, 더 이상 '사사'를 말하지도 않으면서, 계속 사사기로 진행됩니다. 힘이 전부였던 단지파의 방황(그리고 그들의 우상)과 베냐민 지파의 대위기가 그것입니다. 이 두개의 독립적인 이야기는 "이스라엘에 왕이 없을 때"(17:6; 18:1; 19:1; 21:25)라는 키워드로 묶여졌고, 더 나아가 궁극적으로는 사무엘서에서 이어질 (베냐민 사람) '사울'을 미리 예견하는 밑그림으로 기능합니다. "이스라엘에 () 왕이 없을 때" 그들은, 인간이 아닌, 동물의 세계를 살았습니다: 약육강식. 약한자를 돌보시는 하나님의 정신이(19:14; 15:11) 이스라엘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돈이면 종교도 살수 있었고(17:10), 종교의 모양만 전부였습니다(17:13). 또한 힘이 있는 곳으로 사람은 모였고(18:19), 그 힘 앞에 윤리의 빛은 사라졌습니다(18:27; 참고 신 20:10-14). 성욕에 눈먼 종교는 자신의 사명을 망각하고(19:1), 하나님께 드릴 제물이 아니라 사람을 찍어나눕니다(19:29). 민족은 분열하였고, 혼란속에서 힘없던 신실한 여인들만 애궂은 운명의 무게에 눌려야만 했습니다(21:21).

그러한 옛시대의 대표자가 사무엘서의 '엘리'입니다. 그는 '비둔한' 사람이었습니다(삼상 4:18). 히브리어로 '카보드'는 두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첫째는 '무거운'(heavy)이고, 두번째는 (첫번째에서 파생된 의미로) '중요한/영광'(glory)입니다. 다시 말하면, 엘리는 '카보드'한 사람이었죠. 하나님이 원하시는 '카보드'(영광)를 몸에 두지 않고, 육적인 '카보드'(비둔함)만 있었기에, 엘리는 그가 비록 제사장이었지만, 그의 두 아들은 야훼를 알지 못했고(삼상 2:12, 참조 R.D. Miller 2005: 121-24), 영적 제사를 멸시했으며(삼상 2:17), 결국 하나님의 심판을 받습니다: "이제 나 여호와가 말하노니, 결단코 그렇게 아니하리라. 나를 존중히(카보드) 여기는 자를 내가 존중히(카보드) 여기고, 나를 멸시하는 자를 내가 경멸히 여기리라"(30). 흥미로운 구절로, 삼상 3:13의 말씀이 있는데, "... 이는 그가 자기 아들들이 저주를 자청하되 금하지 아니하였음이니라"에서, '저주를 자청하되'의 대상이 히브리어 '라헴'으로 되어있지만, LXX에서는 '하나님'으로 되어있어서 BHS비평각주에 따르면 서기관의 수정(티쿠레 소페팀)임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본래 말씀은 엘리의 아들들이 '하나님을 저주하였다'였는데, 후대의 서기관들이 사본을 남기면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지요(엘로힘과 라헴은 똑같은 자음이니까요; M.Fishbane 1985: 67). 하나님보다 자녀가 더 중요(카보드)할 때(삼상 2:29), 하나님의 심판은 하나님께서 사람이 취했던 (비둔함으로 위장된) '카보드'를 빼앗아 가면서 시작됩니다(삼상 4:18): "이르기를, 영광(카보드)이 이스라엘에서 떠났다 하고 아이 이름을 이가봇(영광은 어디에!)이라 하였으니"(삼상 4:21).

사람들이 '실로'에 모여서 하나님께 경배하며 제사를 드렸건만(21:19; W.Dever 2005:108는 장막절의 풍요한 잔치라고 제시합니다), 이제 "실로 여호와의 집"(삼상 1:24), 이스라엘의 기억에, 단지 '인간이 세웠던 장막'에 머물렀고(78:60), 더 나아가 이스라엘의 악의 원형으로 남게됩니다(7:12). 가난하고 낮은 사람이 주께 나아와 기도하여 하나님의 구원을 경험했던 신비한 장소에서(삼상 1:27), 더 이상 야훼의 언약궤가 존재하지 않는 껍데기 교회가 된 것이지요(삼상 4:4): "영광이 이스라엘에서 떠났다"(22).

옛시대의 종말은 처참합니다. 무지개가 떠오르기전 어두운 세상은 비참할 뿐이지요. 다행히 '엘리'의 이야기는 '사무엘'과 꽈리를 틀면서 같이 진행되기에, 터널의 끝을 기대하는 설레임이 존재합니다: 새시대의 사람, '하나님의 사람' 그리고 '존중히(카보드) 여김을 받는 사람'(삼상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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