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ble Study/구약 성서

삼하 16:7

진실과열정 2020. 1. 21. 09:06

וְכֹֽה־אָמַ֥ר שִׁמְעִ֖י בְּקַֽלְלֹ֑ו
צֵ֥א צֵ֛א אִ֥ישׁ הַדָּמִ֖ים וְאִ֥ישׁ הַבְּלִיָּֽעַל׃
(삼하 16:7)


'비로소 야훼께서 말씀하시기를...'이라는 유명한 표현인, '코 아마르 야훼...'가 유다의 '어떤 천채'에 의해 기록된 왕실계승이야기(삼하 9 - 왕상 2)에서 독특하게 제시됩니다(삼하 16:7): '코 아마르 시므이...'(비로소 시므이가 말하기를...) 시므이의 말은 저주로 가득한 것이었으니, "쩨! 쩨!, 이쉬-핫다밈 붸이쉬-하벨리알(꺼져! 꺼져! 블러디데이빗! 인간쓰레기!)"라고 말할 수 있겠지요. 이쉬-핫다밈(man of blood)라는 표현을 아브라함 링컨이 미국의 남부사람들에게 받았다고 하죠(B. Halpern 2001:85). 과연 이러한 말은, 영웅의 진면목을 못보고 어리숙함으로 머물고 있는 사람들의 편파적인 정치적 수사(rhetoric)에 그치는 것일까요? 


시므이가 간이 배밖으로 나왔다고 섵불리 평가하기 전에, 이 짧은 말이 가지고 있는 '진실의 이면'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10절에서 왕의 말은(저가 저주하는 것은 여호와께서 저에게 다윗을 저주하라 하심이니), '그' 어떤 천재 혹은 신명기적역사가의 손에서 왕국의 운명을 결정적으로 평가하는 한 문장이 될 수 있기 때문이지요. (다윗이 자신을 3인칭으로 표현하다니요...) 다윗에 대해 긴밀하게 연구하였던 바룩 할펀 역시, '블레셋의 하수인'으로서 다윗의 모습이 민간의 기억에서 결코 그리 쉽게 지워지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합니다(B. Halpern 2001:342). 결국 신명기적역사가에게 '인간 왕'은 유한적일 수밖에 없으며, 아무리 영웅이라해도 승리의 과정과 그 승리를 지켜내는 길이 우악스럽고 치졸하다는 점을 인정한다 하겠지요(사실 이점이 고대서아시아의 전형적인 영웅론과 대조되는 히브리문학의 업적이라고 평가됩니다).


정치에 무관할 수 없는 사회를 꿈꾸는 것이 종교의 숙명이기도 하기에, 야권의 리더뽑기과정을 지켜보며 사무엘서에서 제시하고 있는 '왕위등극이야기'나 '왕실계승이야기'의 오래된 진실성을 반면교사로 삼는 것도 필요하다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재미있는 시사점으로, 삼하 16장에서 다윗이 도망을 가고, 남아있던 후새가 압살롬에게 자신이 남아있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재치있게/핵심있게, "내가 여호와와 이 백성 모든 이스라엘의 택한 자에게 속하여, 그와 함께 거할 것이니이다"라고 합니다(삼하 16:18). 왕이 되는 것은, '모든 이스라엘의 선택'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전에 '여호와의 선택'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 앞선 15절에 압살롬은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과 함께' 예루살렘에 도착하였습니다. 모든 이스라엘의 선택을 받은 셈이지요. 하지만 후세의 눈엔 중요한 한가지가 빠졌습니다: 여호와의 선택. 이것이 진정한 리더의 차이가 되겠지요(J. Baden 2013:204).


조금은 원색적일 수도 있겠지만, 우악스럽고 치졸한 모습 그대로 부딛치고 들이박으며, 국민을 위해 권위와 전통의 옷을 과감히 벗어버리는 싸움을 보고 싶습니다. 다윗이나 링컨도 '냉혈한! 인간쓰레기!'라는 말을 귀에 밖고 살았는데, 요즘 정치인들은 너무 귀하게만 자라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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