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ble Study/구약 성서

다윗 : 미갈 : 아비가일

진실과열정 2020. 1. 10. 09:18

제우스(왕) : 아테나(전쟁) : 헤스티아(가정)
=? 다윗 : 미갈 : 아비가일


고대팔레스타인에 청동기시대의 종말을 알린 것은, 멀리 그리스/지중해문화권의 해양민족의 등장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굳이 산간지대로 확장을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해양민족은 팔레스타인의 서쪽 지역에서 주요한 다섯도시를 중심으로 정착하였고, 그 과정에서 그리스문화의 가나안유입이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사울을 피해 도망다녔던 다윗의 'safe house'가 다름 아닌 '아기스(그리스인)'라는 점은(삼상 27:2) 의미심장합니다. 또한 블레셋과의 깊은 관계를 Baruch Halpern(2001)이 잘 짚어내고 있기도 하지요. 


한편, 고고학자들은 블레셋지역을 발굴하면서 특별히 '3신들'을 숭배했던 흔적들에 주목을 하는데, 바로 제우스/아테나/헤스티아였습니다(이후에 플라톤이 이상적인 구조라고 말하기도 했는데, 이것은 어쩌면 플라톤 이전의 그리스문화권에서 보편적인 신인식의 반영이었을 수 있습니다). 


분명 중요한 것은 고대팔레스타인은 '바알과 아세라'라는 신의 구성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에, 블레셋인들의 지역에서도 점차 '가나안 양식'의 '2신들' 숭배로 고고학적인 유물이 변화되었다는 점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사무엘서에서 등장하는 다윗+미갈+아비가일의 구성은, 비록 신명기적역사가의 편찬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분명히 사건의 시대와 기록의 시대사이에 분명한 시간적 간격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당시에 '가나안문화권'에서 갇혀있었던(?) 사람들이 경험했던 그리스문화에 대한 무의식적인 반영으로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다시, Baruch Halpern이 간접적으로 오버레이됩니다). 


하지만, 다음의 두가지 지점에서 어쩌면 역시나 '역사기록'의 성격을 발견하게 되는데, (1) 다윗과 미갈에 비해서 아비가일이 상대적으로 비중이 약하다는 점에서, '가나안문화권'에서 덜 익숙한 '그리스문화'의 인식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었을까? 그리고 (2) 무엇보다도 미갈과 아비가일이 아닌 제3의 여인 밧세바에게서 왕조의 연속성이 나타난다는 측면에서, 그리스라는 문화의 신선한 바람을 맞긴 했지만 결국 '고대서아시아'의 깊은 뿌리가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있음을 엿보게 됩니다(legend of Keret과의 연관성[C.H. Gordon 1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