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ven/[하늘누림이야기]

J: 사람은 사람, 개는 개

진실과열정 2013. 5. 9. 01:27

J는 성스러움을 '문학'으로 승화시킨 대단한 영성의 소유자(들)이다. 그 시작은 '에누마 엘리쉬'와 형식상 매우 유사하지만(John Barton 1996: 49f),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읽어 내려간다면, 하나님을 '아는 삶'의 신학이 다양한 미학으로 묘사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R.E. Friedman 1998).

J에겐 인간이 매우 소중하다. 야훼는 손수 땅에서 흙을 빚어, 사람을 만들고, 그 사람의 코에 '생명의 숨'을 불어 넣어, 살아있는 존재가 되게 하셨다(창 2:7). 야훼의 첫 활동은 사람을 위한 것이었다. 사람에게 동산과 '사대강'이 있다 하더라도(사대강의 언어유희는, R.E. Friedman 2003: 36에서 멋지게 소개하고 있다), '짝이 없는 혼자'는 좋지 못했다(창 2:18). 야훼는 '그남자'를 위한 '짝'(혹은 '반려')을 만들기로 한다. (개인적으로 18절의 '돕는'은 불필요한 추가번역이라고 본다. 히브리어 '네게드'는 "서로 반대하면서도 마주 서서 상대하는 짝"을 의미한다.) 이어서 J는 낯선 이야기를 진행한다: 아담에게 동물들을 만들어서 보여주신 것이다. '어느것이 네 짝이 될 수 있겠느냐?' 야훼의 무언행동에 아담은 요동하지 않는다: 개는 개일뿐이다! 오직 아담의 갈빗대(히, '쩨라'; 한편, 수메르어에서 갈빗대는 '생명'이기도 하다)에서 만들어낸 생명만이 아담의 전부를 사로 잡았다: "내 뼈 중의 뼈, 살 중의 살!"

J에서 동물은 아담의 반쪽이 아니었다. 오히려 '처음 이야기'는 동물이 인간에게 성가신 존재임을 느끼게 한다(고로 창 7:1-5에서 '정결하고/부정한' 동물은 모세율법 이전이지만, J의 신학사전엔 이미 존재했다). 본래 장/절이 없던 말씀은 자연스럽게, 벌거벗은(히, '아룸밈'; 창 2:25) 남녀가, 가장 간교한(히, '아룸'; 창 3:1) 뱀에 속아넘어가는 모습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 때문일까, J는 이야기를 동물의 죽음으로 일단락한다(물론 여기엔, 유대교전통이 침묵했지만, 기독교가 발견한 놀라운 원복음이 들어있다). 아담의 옷에서 초대왕 사울의 눈물(삼상 15:27)을 보았던, 프리드만의 재치가 돋보인다(1998: 46).

동물이 '반려'가 된 세상에서, 성서의 첫 이야기는 단순한 인류의 기원을 뛰어넘는 '신학'이 존재함이 분명하다. 기독교의 '원복음'에 뭍혀진, 야훼 하나님이 원하셨던 아름다운 '생명의 질서'가 그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사람일것(창 3:5), 그리고 개는 개일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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