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우리가족의 일기]

[남해여행] 거제도의 바람과 따스한 외도, 통영 김밥과 고성의 공룡들

진실과열정 2011. 2. 22. 14:12

지난 주, 아마 더 이상 추위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가족(들의)여행을 떠났습니다.

자동차 3대로 처가식구들과 함께 거제도(KT수련원) 여행을 간겁니다.

 

주일예배를 마치고, 오후 4시쯤 출발해서, 흥분되어 어쩔 줄 모르는 심장(들!, 특별히 뒷자리에 앉은 아이들!)을 가지고 고속도로를 나섰습니다.

처음 예상하기론 휴게소에서 틈틈히 쉬고 여유있게 가자 했지만, 생각되로 되지 않았습니다.

거의 10시가 되자 목적지에 이를 수 있었고, 이렇게 첫날은 끝이 났지요.

 

 

*고성에서 머문 '공룡나라 휴게소'인 것 같네요.

 

 


둘째날, 날씨가 좋을 것이라는 기대는 무너졌습니다. 좀처럼 눈이 내리지 않는 지역이라고 했는데 - 하지만 사실 이 때까지만 해도 강원지역은 폭설로 기후대란을 겪고 있었지요 - 아침부터 거제도는 거친 눈발이 휩쓸고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전화를 해보니, 외도행 배는 오늘 출항을 포기한다고 하더군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아마 이번주 5개의 섬을 찾아가는 1박2일 프로그램도 같은 시기에 진행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도 이대로 갇혀 있을 순 없는지라, '바람의 언덕'에 가서 말 그대로 언덕위에서 바람을 맞기도 하고, 중앙시장에서 넉넉한 점심으로 신선한 회도 맞보기도 했습니다. 참, 신선대라는 곳은 참으로 위험한 곳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용감하게 뛰어다니기도(!) 했습니다.

 

 

 

 

 

 

 

 

 

 

 

 


셋째날엔, 짐을 정리하고 한낮에 외도를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바닷길이 썩좋은 상황은 아니어서, 가는 길 내내 새은이가 무서워 떨었지만, (그래서 바다의 금강산이라는 '해금강'은 선내에서 감상했습니다) 외도에 도착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생기를 되찾았습니다. 60년대 말에 개인이 그 섬의 아름다움을 놓치기 싫어, 통채로 그 섬을 구입하고 아시아의 하와이로 만들었다는 그 섬입니다. 외도에서 자연의 따스함과 인간의 노력을 느끼고, 통영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여차라는 비포장도로를 경차로 뒤뚱거리면서 올라갔더니 - 이길이 한국의 멋진 길이라고 하더군요 - 그 정상에서는 또 하나의 절경이 나왔습니다.

   통영에 도착하자, 분주하고 생생한 삶의 냄새가 느껴졌습니다. 먼저 통영 케이블카를 타고, 미륵산에 올라 항구도시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었고, 그 유명한 '통영김밥'도 맛 보았습니다. 통영엔 모형 거북선(한강에 있었던 것이라고 합니다)을 정박시켜 놓아서, 아이들이 참 좋아하기도 했습니다. 통영의 모텔에서 저렴하게 일박을 하고, 남해의 여정은 절정에 올랐습니다^^;

 

 

 

 

 

 

 

 

 

 

 

 

 

 

 

 

 

 

 

 

 

 

 

 

 

 

 

 

 

 

 

 

 

 

 

 

 

 

 

 

 

 

 


드디어 여행의 마지막 날이 되었습니다. 이젠 모두가 여행이 엄청 피곤한 일이라는 것을 가르쳐주지 않아도 알게 되었습니다. 2차는 먼저 올라가고, 우리 가족은 '한 번 가보자!'를 구호로, 새로운 목적지를 정했습니다. 통영에 있는 해양박물관과 고성의 공룡박물관, 그리고 사천에 있는 항공박물관입니다. 아무래도 아이들이 있다보니, 이런저런 것들을 보여주고 싶은 부모의 욕심이, 결국 이기더라구요^^

   그전에 통영의 명물인, 동피랑 마을에서 문화가 삶을 얼마나 다르게 보여줄 수 있는지를 새삼 느끼기도 했습니다(감격한 아이들을 '정숙케' 하려고 애 좀 쓰게 되더군요. 마을 주민들이 여간 피곤하지 않겠더라구요). 아이들은 연신 그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달라고 포즈를 잡았고, 아낌 없이 셔터를 눌렀습니다.

    해양박물관은 5점 만점에 2점이었습니다. 너무 오래된 나머지 수리도 안되었고, 체험실은 비린래로 가득했습니다. 오히려 달아공원에서 여유롭게 보낸 것이 더 나았지요. 고성의 공룡박물관은 5점 만점에 7점입니다. 저렴한 입장료에 공룡을 아주 재미있게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3D 영화도 보고, 다양하게 체험도 하고, 더 넓은 공룡공원에서 놀이도 하고, 공룡발자국도 만져보면서 참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마지막으로 항공박물관은 5점 만점에 '미정'입니다. 왜냐하면, 하루에 이것을 다 볼 수 없더라구요. 신나게 사천공항으로 달려가니, 그 와중에 아이들은 뒷 자리에서 골아떨어졌고, 막 문을 닫고 있었습니다. 거대한 공원에 자리잡은 비행기들을 뒤로하고, ("여기도 신나게 뛰어다니는 곳이네, 아이들이 이미 번아웃되었어"라고 웃으며) 차츰 붉어지는 석양빛에 추억을 담아 올라왔습니다. 대략 960킬로미터를 달려온 긴 여정에 하나님이 항상 행복을 주셔서 감사한 여행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