퀜틴 스키너, [자유주의 이전의 자유]
참 매력적인 책이다. 성서학을 연구하면서, 무엇보다도 '역사가'가 되어야 한다는 도전을 받은 터에, 일전에 [탐사]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었다. 거기에서 시대적 맥락에서 정치사상을 읽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이 책이 바로 그러한 저자의 생각을 간단 명료하게 보여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저자는 지극히 정상적인 것들을, 그래서 지극히 정상적인 것처럼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대상에 대하여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전형을 보여준다. '자유주의'에 대해서 일상적으로 알고 있으며, 생각하는 공리들: "방해하지마!" 이 말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는 것이다.
과연 어떻게 사람들은 '자유'를 '방해하지마!' 혹은 '그냥 내비둬!'라고 의견을 모으게 되었을까? 사실 이러한 사상을 기반으로해서 오늘날 '신자유주의'가 나타나게 되었고, 그것이 당연한 것인줄 생각해서, 기업이나 단체가 행하는 모든 일들에 대해서, 소시민들은 그 어떠한 제약도 내릴 수 없다. 아무리 재래시장의 사람들이 반대의견을 내비춰도, 신자유주의의 논리는 자명하다: "홈플러스? 방해하지마, 그리고 그냥 내비둬!" "너네들도 하면 되잖아!" "인터넷시장으로 활로를 모색해봐!"
자유란 과연 무엇일까?
저자는 자유에 대한 인류의 탐색을 묻는다. 자유란 단지 방해받는 것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그 이상의 차원이 있다고 본 것이다. 방해받지 않는 것(간섭의 부재)을 사람들은 '소극적 자유'라고 말한다면, '적극적 자유'란 더 본질적으로 종속 혹은 지배의 부재로 규정되어야 되는 세계이다(p.29).
저자는 소극적 자유가 영국의 황실을 비호한 왕당파의 논리였다고 말한다(토마스 홉스). 이에 대해서 공화당이 내세운 자유는, 역사적으로 더 앞선 신로마주의적 사상으로, 탈권위적이고 무엇보다도 기득권의 세계를 배제한 자유의 사상이었다.
저자는 시대적 맥락에서, 즉 17세기의 영국이란 특별한 조건에서 발생한 자유에 대한 의견의 충돌을 연구함으로써, 우리가 비록 승자가 되어버린 '자유'에 대한 의식이라고 하지만, 다시 되집어 볼 것을 주장하고 있다. 특별히, 조직내의 비리를 고발할 수 없는 동양적인 세계관에 적합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어쩌면, 신학적인 분야에서 절대주권과 자유의지 논쟁에서도 해당되는 부분도 발견될 수 있는), '소극적 자유'의 만능론에 대해서 저자는 의문을 표현한다. 그것이 과연 자유인가? 완전한 자유를 우리는 누리고 있는가?
{요약}
소극적 자유와 적극적 자유: 소극적 자유가 자신의 외부에 간섭과 방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면(다원적 개방적), 적극적 자유는 자신의 내부에 이성적 존재로서 자신을 견지할 수 있는 능력이 존재하는 것을 의미한다(25).
벌린(소극적 자유)-> 스키너: 공화주의적/신로마적 자유: 즉, 자유는 단순히 간섭의 부재로만 규정되어서는 안되고, 더 본질적으로 종속 혹은 지배의 부재로 규정되어야 한다는 것(29). 따라서, "현재 서구인들의 자유에 대한 생각이 자유론의 역사의 가장 가치 있는 유산이 아니다"(31)
궁극: 자유국가-자유로운 인격체로서의 인간과 마찬가지로, 스스로를 지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국가라는 뜻(37). 공화주의적 자유는, 자유 그 자체라기보다 자유를 보존하고 수호하기 위한 수호였다(49)
1. 자유국가의 신로마적 이론: 새로운 이론적 토대
사실, 이데올로기적 이익집단의 반영임에 분명하다: 신로마적 이론은 새로운 정부가 그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주도한 선전 활동에서 핵심적인 요소로 나타난다(70). 새인식: 혜택이 아닌, 누림이다. 여기엔 종교개혁의 급진적 정치 이론과 강력하게 혼합되어있다(75). 정치: 정치체라는 메타포의 좀더 심오한 헌정적 함의는 자유국가의 정부는 이상적으로 각각의 개별적 시민들이 입법에 참여할 수 있는 평등한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것만이 모든 입법 행위가 하나의 전체로서 정치체의 모든 구성원의 명백한 동의를 적절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담보하기 때문이다(84). 어떠한 국가를 꿈꾸는가? 공화국! 보다 치밀하게 자유를 파고들다: 예종 상태의 본질을 이해하려면 인신의 법 안에서 좀 더 상세한 구분을 주목해야 한다(93). 따라서, 거부권 자체가 자유를 깎아내린다(103). 잠재적 박탈의 위험도 경계해야 한다.
2. 자유국가와 개인적 자유: 밀접한 관계이다 (<-> 홉스)
그러나 신로마적 저술가들의 주된 주장은 이런 종류의 공경연한 강압에 시달리지 않아도 시민적 자유를 박탈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지 정치적으로 종속되거나 혹은 의존하기만 해도 그로써 정부가 생명, 자유, 재산을 강제로 혹은 강압으로 박탈할 수 있는 위험에 노출되기만 해도, 자유는 상실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법 바깥에 특권 혹은 재량권을 허용하는 정부 아래서 산다면 그것은 정부가 어떤 형태이든 간에 이미 노예로 살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120) 따라서, 입법의 유일한 권력이 인민 혹은 그들이 신임하는 대표들에게 있는, 그리고 정치체의 모든 개별적 구성원들이 그들이 자신에게 부과한 그 어떤 법에도 평등하게 복종하는 체제에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124).
(밀턴)자유국민의 자연적이고 본질적인 권력이 없이는 제아무리 머리를 꼿꼿하게 들고 살아도, 그들은 다른 대를 잇는 영주가 그 지위를 보유하고 있는 기간에 태어난 노예나 종신보다 나을 것이 없다고 생각하면 올바른 평가일 것이다. 그러한 정부는 불법적이지도 않고 혹은 참을 수도 있는 것이지만 그들을 자유 정부로서가 아니라 영주적 징벌자로서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그러한 정부는 끝장내야 한다(126ff).
이들은 과연, 유토피아를 꿈꾼다고 비판받아야 하는가? No 131: "그러나 그것이 진실이라면 그것이 현실에 안맞는 요구라고 비판할 것이라, 오히려 그러한 원리에 충분히 귀를 기울이지 않는 우리의 현실을 비판해야 할 것이다."
또한, 자유의 범위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도(134): 신로마적 자유론과 자유주의적 자유론을 구분 짓는 것은 무엇인가? 신로마적 저술가들이 비판한 것은 강제 혹은 강압적 위협이 개인의 자유를 간섭하는 제약의 유일한 형식이라는 자유주의의 핵심적 주장이었다. 신로마적 저술가들은 이와는 대조적으로 종속 상태에서 산다는 것 그 자체가 제약의 근원이고 형식이라고 주장한다(134). 그러나 시대는 누구의 편인가? 146: 공리주의 시대론으로 새로운 의식은 꺾이 지 않았다.
* 자연스럽게 삼각형 구조인가? 그러한 구조체제 자체에 도전한다(140) 이것은 예수의 목소리와 동기한다. 아부와 비굴은 역겨운(obnoxius) 노예나 진배없다(143f):
한편, 이들의 반대자들은 근본주의적 관념(정치/종교)의 사람이었다(130).
3. 자유와 역사가
외부적인 경전적 연구 필요
이론 자체가 아닌, 이론의 역사적 접근(155f)
-> 만약 그렇다면 우리의 이해를 개선시킬 수 있는 방법은 정치에 대한 이러한 방식의 사고가 처음으로 뚜렷하게 나타나고 발전되던 역사적 시점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만 아직도 우리가 의존하고 있는 그 개념이 처음에는 어떻게 정의되었는지, 무슨 목적을 위해 그 개념을 사용하려고 했었는지, 공적 권력에 관한 어떤 견해에 근거를 제공하기 위해 그것을 사용하였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160). 고전을 건강하게 비판할 수 있는가? 164: 우리의 규범적 개념들을 분석하고 성찰하면서, 그것에 대해 지적 전통의 주류가 우리에게 물려준 사고 방식이야말로 바로 그것에 대한 사고방식이어야 한다고 믿게하는 마술에 우리는 쉽게 넘어간다(164). 학자의 사명선언: "내가 주장하는 것은 지성사가들은 독자들에게 현재의 가치와 믿음에 대해 판단하는데 적합한 정보를 제공하고, 그들이 나름대로 그것을 반추할 수 있도록 내버려 둘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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