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독서] 좋은 책 이야기

Rodney R. Hutton, [Charisma and Authority in Israelite Society (1994)]

진실과열정 2006. 8. 31. 13:28

(*책의 구입에 대해서 다음을 클릭하세요: (절판)Charisma and Authority in Israelite Society)

Rodney R. Hutton, Charisma and Authority in Israelite Society (Minneapolis: Fortress Press, 1994)

 

 

성서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단순하게 텍스트만을 가지고 섵부른 판단을 하기 쉽다.

예를 들면,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기 어렵다'라는 예수의 재치를 읽고서(막 10:25),

실제로 예루살렘 주변에 바늘귀를 닮은 곳이 있었을 것이라고 단정하는 태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사실, 이러한 방식은 중세에서 만연했다(낙타귀의 존재는 유대인 랍비의 근거없는 언급 하나로 이후의 신령한(!) 설교자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따라서, 이스라엘 사회를 올바르게 연구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그런데 시간과 공간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보이는 고대사회를 어떻게 연구할 수 있단 말인가?

대부분의 학자들은 사회학연구에서 빛을 찾게 된다.

그중에 베버(Max Weber)의 연구는 선구자적인 역할을 했다.

특별히 베버는 3가지 차원의 사회구성을 세웠다: 전통적, 제도적, 그리고 카리스마적 구성원.

이를 성서에 대입시키기는 상당히 간편하다: 제사장, 왕권, 그리고 예언자...

이러한 관점에서 시작한 이스라엘 사회 연구는 이분법적인 체제로 확립된다.

제도권과 비제도권의 갈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로드니 훗턴은 이러한 단순화된 이분법적 자세에 딴지를 걸었다.

성서 본문 자체의 자세한 재해석을 통해서,

이스라엘 사회는 모든 시대에 카리스마가 기본적으로 내포되어있는 기능적인 사회라는 것이다.

 

'친밀한 외부인'으로서의 모세,

신명기적 역사가에 의해서 문학적으로 카리스마적으로 덮혔을 뿐이지 실제로는 공인된 권력가인 사사들,

카리스마적 형상이 정의와 공평의 우주론적 대리자로 합법화된 왕,

신화적 의식속에서 같혀 복과 저주를 생각했던 대중들의 영역을 확장시킨 예언자,

제의를 통해서 창조(토라)와 구속(카리스마)을 하나로 완성시킨 제사장,

셀수없이 다양한 사회적 요소들을 단순하게 집대성한 지혜자

이들 모두에게 기본적으로 카리스마적 배경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이분법적인 사고를 더큰 하나로 통합하는 과정이 정말 신선하면서도 대담하기 그지없다.

종교의 진화론적 입장보다는 정경적 입장에서 풀어나갔기 때문에,

이스라엘 역사의 재구성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며(자료의 연대설정은 언급하지 않았다),

최종적인 문학적 기교(특별히 사사기!)를 통해서 '통합적' 근거를 마련했다.

그래서, 후반부로 갈수록 '구약신학'책이 되어버린 흠이 없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