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집에나 꽃혀있지만, 아무도 읽지는 않는다는 '아이러니의 주인공' 성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위 '명목상의 베스트셀러'인 성서는, 사실 서구문화(그리고, 이를 아무런 비판없이 뒤따르려고만하는 줏대없는 동양의 염색문화)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 세계역사의 '참 주인공'이기도 하다.
존 리치스(John Riches)는 영국 글래스고 대학에서 신약을 가르치는 교수이다. 영국 옥스퍼드(Oxford University Press)에서 대대적으로 세계종교에 대한 간략한 안내서를 기획하게 되었으며, 기독교 성서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는 책이 바로 [성서란 무엇인가]이다(원제목은, The Bible: A Very Short Introduction, 2000년). 정말로 짧다(원서는 142페이지밖에 안되지만, 이래서는 번역해서 책값 벌겠는가? 번역서는 199페이지로 눈치껏 만들었다).
이 책은 성서가 만들어진 것에서부터 시작해서, 각 나라의 말로 번역되어지며, 각 나라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져서, 결국 오늘날 어디까지 왔는지를 간략하면서도 흥미진진하게(정치적인 면까지!) 보여주고 있다. 사실, 그가 말하려는 것은 "성서는 그만큼 우리의 실제적인 삶과 가까왔었다"라는 역사적 통찰력이다. 아니, 성서는 우리네 삶, 그 자체였다. 그런 의미에서, 종교적 측면에서만 강조되어져왔던 기존의 성서라는 개념을 가진 사람들에게 도전과 흥분을 주기에 충분하다. 저자에 의하면, 우리는 "성서가 다양한 의미를 발생시키는 풍부한 잠재력을 지닌다는 사실과 더불어 살아가야"(p. 195)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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