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에 이스라엘은 성문께까지 내려갔다.
야훼의 백성은 영웅처럼 야훼를 편들어 싸우러 내려갔다.
...
위로 하늘에선 별들이 싸웠다.
궤도를 돌며 시스라를 쳤다.
키손의 물결이 앞을 막았다가 저들을 쓸어갔다,
키손의 물결이. 나는 있는 힘을 다해서 짓밟았다."
(삿 5:13, 20-21, 공동번역)
왕실서기관들의 손길이 묻기전, 고대 민간의 기억에 의하면, 전쟁은 뛰어난 용사들이 벌이는 것이 아니라, 야훼의 전쟁이었다. 야훼는 별과 강물로 전쟁을 이기신다(Jo Ann Hackett, Oxford History of the Biblical World, 1998: 135). 이 얼마나 초월적인 세계관인가! 이집트라는 거대제국과 파라오를 위해 존재했던 청동기 시대의 가나안 도시국가들이, 한결같이 병거와 칼을 의지하며 삶을 억압해나갈 때, 개미때처럼 힘없는 작은 사람들은 일어났다. 그들이 '야훼의 백성'으로 싸움을 싸우기 시작할 때, 역사의 흐름은 새시대를 선언한다. 후대의 학자들은 초기철기시대의 새로운 문화적 양태의 진보/진화라고 입을 모으지만, 그 뿌리에는 '하피루'건 '사슈'건 혹은 삶의 무게에 짓눌린 '가나안 본토인'이건, 약한자를 들어쓰시는 야훼의 구원을 향한 진실함과 열정이 있었다. 일개 여인이 생명을 위해 장인의 방망이를 들었을 때, 그 손을 야훼가 붙잡고 계신 것이다(Volkmar Fritz, Emergence of Israel, 2011: 146). 이렇게 민간전승은 현상 이면의 진실을 대면한다. 왕실/제국이데올로기의 현실정치에서 자유해야 진짜 전쟁을 할 수 있다(엡 6:12-19; 사 5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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