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어진 어뎁터..
한국에서 큰돈주고 '삼성노트북'을 구입했죠. 뭐 그것도 4-5년 전 일이네요. 암튼, 정말 오랜만에 좋은 노트북을 구입했습니다. (그래픽카드의 열세로) '게임'만 안될 뿐, 영화도 생생하게 보고, 인터넷도, 문서작성도 정말 신나게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올 1월에 노트북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어뎁터에 문제가 생긴겁니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도, 그 속에 (아마) 구리선이 끊어지려고 간당간당해졌지요. 그래서 1월에 벼룩시장에서 '만능 어뎁터'를 구입했는데, 아 이 놈이 또 말썽입니다.
역시 겉으로 보기엔 말짱하지만, 전기콘센트에 꼽고, 노트북컴퓨터에 연결을 했는데도, 막상 컴퓨터 전원은 냉냉한 겁니다. 전기 공급이 되었다는 '노란' 표시가 깜깜해졌지요.
전기선을 이리저리 만지작거리면서 살살 구슬르면, 앗! 바로 그 순간 노란 불이 켜집니다. 가까스로 구리선이 연결되었나 봅니다. 결국, 아마존에서 또 하나의 '만능 어뎁터'를 주문했지요.
음.
성서는 사람이 하나님과 소통했었다는 놀라운 기적의 일들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히브리 성서(구약)는, 물론 아브라함을 포함한 다양한 사람들이 직적 하나님과 교제하였지만, '역사 속으로' 들어오면서, 중재자의 활동이 필요했습니다. 성서는 이들을 '기름부음을 받은 사람들'이었다고 말합니다. 제사장이 그랬고, 예언자가 그랬고, 또 왕이 그랬지요. 이 들 기름부음 받은 사람들의 활동을 통해서, 사람들은 하나님과 소통했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에 의한 소통은, 겉으로는 '만능 어뎁터'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고 장소가 바뀌면서, 그 속이 곯고 또 한없이 약해지는 것을 확인하게 됩니다. "제사장들은 여호와께서 어디 계시냐 하지 아니하며, 법 잡은 자들은 나를 알지 못하며, 관리들도 나를 항거하며, 선지자들은 바알의 이름으로 예언하고 무익한 것을 좇았느니라"(렘 2:8) 개인적으로 참 아프게 읽고 있는 말씀은 예레미야서입니다.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중재자여야만 했던 '기름부은 사람들'의 잘못으로, 어쩌면 예레미야는 '영원한' 다윗계약(삼하 7:13)의 파멸을 목전에서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집은 무너졌지만, 그 중재자들의 끊어진 본질 때문에 말이지요, 하나님은 새언약을 주셨고, 그 안에서 예레미야는 그리고 우리는 소망을 읽게 됩니다: "나 여호와가 말하노라 보라 날이 이르리니 내가 이스라엘 집과 유다 집에 새 언약을 세우리라. ... 곧 내가 나의 법을 그들의 속에 두며, 그 마음에 기록하여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내 백성이 될것이라."(렘 31:31,33)
하나님의 사람들은, 역시 '사람들'이기 때문에, 연약해서 겉으론 그럴듯해보여도 실상 끊어지기 쉬운 갈대에 불과합니다. 무엇보다도 예수님께서 새언약의 완성으로 십자가 사역을 완성하셨기 때문에, 그리고 신자들 안에 활동하시는 성령님의 내주하심이 있기 때문에(요 14장), 오늘날 '만능 어뎁터'와 같은 '사람 중재인'은 필요치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완전한 중재사역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여전히 하나님의 사람들을 '다른 차원에서' 중재자로 사용하십니다. 하나님이 우주와 세계를 창조하시는 유일하신 '참 신'이심을 증거하는 사람으로,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로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서 유일한 중재자이심을 증거하는 사람으로, 우리가 밟는 땅이 단지 물질적 세계에 그치지 않고 성령이라는 전인격적인 존재가 복음의 사역 속에서 활동하시고 있음을 증거하는 사람으로, 하나님은 그러한 증거자로 여전히 '하나님의 사람들'을 사용하십니다.
여전히 언제 끊어질지 모르는 약한 존재이지만, 하나님과 사람을 잇는, 세상에서 삶의 무게로, 죄의 무게로, 절망의 길을 걷는 인생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 성령안에서 기쁨으로 살아가는 새로운 삶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어야만 하는 '거룩한 부르심'이 있습니다. 이 땅의 목회자들을 위해 기도하며 도와야할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얼른 주문한 '만능 어뎁터'를 받고 싶네요. 잘 사용해야 겠다고 다짐하게 됩니다. 하나님도 같은 마음이겠죠.
(201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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