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ble Study/구약 성서

이사야 28장 23-29절, 농사의 방법

진실과열정 2019. 6. 16. 21:37

할아버지는 농부셨다. 아버지는 어릴적에 소등에서 떨어졌고, 오랫동안 고생한 적이 있으시다고 말씀하셨다. 내가 할아버지의 시골집을 기억하는 것은, 오래전 더운 여름날에 '내 귀에 UFO가 있다"고 MBC뉴스 생방송 도중에 난입했던 전대미문의 사건을, 바로 그 시골집의 흑백티비로 보았기 때문이다. 거기에 한 가지 더, 어린 내가 알지 못했던 수많은 농사 도구들이 시골집의 창고에 가득했고, 할아버지는 소밥을 먹이는 것을 가장 중요한 일처럼 부지런히 일하셨다.


농사를 지어본 일이 없는 사람은 농업의 세계관을 쉽게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이사야가 농사에 대해서 무엇을 알았는지 궁금하지만, 야웨 하나님은 거대 제국들 사이에서 살아남으려는 히스기야 왕실에 대해서 '산업경제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농업세계관'으로 신탁('마샬')을 말하신다. 바로 이사야 28장 23-29절이다. 말씀의 포인트는, '얻기 위해서 먼저 적당히 부수는 것'이 농사의 방법('미쉬파트' 26절)인 것처럼, 유다의 역사 안에서도 '먼저 깨져야 나중에 일어난다'라는 가르침이다.


즉, 반-아시리아 연맹을 추구하며 이집트를 포함하여 주변의 나라들의 힘을 모으고 있는 히스기야에게, 하나님은 그러한 헛된 약속들을 의지하지 말라고 말한다(28:18). 오히려 유다는 새롭게 세워지기 위해서 먼저 파괴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것이다. 하나님은, 마치 농사가 그러하듯이, 깨뜨리시고 다시 일으키신다. 그것이 야웨의 모략이며 지혜이다(29절). 그러므로, 이사야는 거대제국의 위협속에서 자신들이 깨질 것 같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라고 가르친다. "파국은 역사의 종말이 아니다"(R. Knierim 1995: 1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