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ven/[하늘누림이야기]

레헴과 라함

진실과열정 2012. 11. 10. 08:59

히브리어 'ㄹㅎㅁ'에는 두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많이 알고 있는 '벧+레헴,' 곧 떡집(한국에 '병점'이 있죠)의 '떡/빵/밥'(레ㅎ헴, 명사형)이 있고, 다른 하나로는 동사형으로 '라ㅎ함'이 있는데, 그 의미는 '싸우다/전쟁하다'입니다. 한단어에 두가지 의미가 있는 것은 성서에서 종종 발견되는 흥미로운 부분이기도 하죠(사무엘상의 '카보드'처럼). 주목할 점은, 전쟁하는 것이 '밥'이라는 생존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는 거죠. 마치 유물론적 인류학자인 마빈 해리스의 설명과 공명하는 것 같습니다. 조금만 더 생각을 해보면, 하나님께 거역한 아담의 형벌 가운데, '이마에 땀을 흘리지 않으면 밥을 먹을 수 없다'라는 말씀이(창 3:19) 어렵지 않게 이해되기도 합니다. 고로 누구나 수긍할 것 같습니다: 전쟁은 재미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제한된 밥을 사이에 두고) 죽지 못해하는 것이라고.

칼은 드는 것이란, 특별히 서로를 향해서, 하나님의 본성을 거스르는 '악'임에 분명합니다. 그러므로 참으로 특이한 본문이 있는데, 바로 사무엘하 2장 14절에서, 24명의 젊은이들이 헛된 죽음을 맞이하고 맙니다. 다윗편의 아브넬이 대장이 되어서, 이스보셋을 따르는 무리들과 전쟁의 마지막 즈음에, 각 진영의 '소년' 12명씩 착출하여 '장난하게' 하자고 했기 때문입니다. NRSV는 have a contest, TNK는 sport로 번역하고 있는 이 단어는 분명히 '유흥을 위해 벌이는 행위'입니다(삿 16:25; 삼상 18:7). 한마디로, 전쟁을 우습게 여기는 최고위 지도자들에 의해서, 이스라엘 12지파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12명의 (미래를 상징하는) 젊은이들이 피를 흘리고 만 것이지요. 16절의 '헬갓-핫쭈림'이라는, 치열한 전쟁터(백마고지?)라는 이름이 그냥 만들어진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곳에 다윗이 있었더라면(삼하 23:15-17)...

 

예언자들이 입을 모아서 야훼 하나님의 통치를 그리는 그림을 보면, 그곳엔 한가지가 없습니다. 바로 '칼'입니다. "무리가 그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 것이며... 다시는 전쟁을 연습하지 아니하고"(미 4:3; 사 2:4). 진화론적이며 유물론적인 혹은 신자유주의적인 세계관은 역전이 될 것입니다: "야훼가 새 일을 세상에 창조[바라]하였나니, 곧 여자가 남자를 안으리라"(렘 31:22).

수업을 마치면서, 교수님이 당당하게 이렇게 말하더라구요. 자신은 미국총기협회 정회원이라고. 고로 위협적인 침입자에게는 가차없이 발포하겠노라고. 눅 22:36ff을 인용하면서... 앞뒤의 컨텍스트는 분명 존재하겠으나, '우리 하나님의 사람들'의 사역은 '살리는 것'에 있음을 말하고 싶네요. 우리가 사람들에게 평가받는 것은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요(왕상 17:23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