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속으로

슐라이어마허를 재조명하는 시대가 왔다. 저자는 서론에서 언급하기를 "객관적 슐라이어마허 읽기를 지향한다"고 했다. 저자는 서론에서 슐라이어마허의 삶을 비교적 간단하게 정리하고, 슐라이어마허의 작품을 중심으로 그 내용을 정리하고 평가하면서, 슐라이어마허의 사상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슐라이어마허는 종교개혁이 끝나고 계몽주의가 발흥하는 이성의 시대에서, 이제는 종교가 우습게 느껴지는 사람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No!"라고 외쳤던 사람이었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외침이 편협한 종교인의 호소로만 그친 것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그는 체계화했고 학문화했던 것이다. 실제로 그는 다양한 주제들을 가지고 여러번 대학에서 강의를 했다. 저자는 [종교론] 해제에 상대적으로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데, 그 가운데에서 슐라이어마허가 접근했던 '절대의존감정'의 열매가 맺게 되고, 이후 [해석학과 비평]에서 감성과 이성이 함께 걸어가는 새로운 시대상을 제시했다고 분석한다.


이 책은.. 평전이라고 하기보다 업적 요약집으로 불리워야 할 것이다.

나의 평가





저자는 슐라이어마허를 집중적으로 연구한 사람이다. 왜냐하면 그가 한국에 소개한 슐라이어마허 관련 도서만 해도 손꼽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살림출판사에서 기획한 신학자 평전 전집에 저자의 슐라이어마허가 들어갔을 것이다. 그런데, 사실 평전이라는 성격에는 잘 들어맞지 않는 것 같다. 슐라이어마허의 일대기(전체 내용의 10%도 안될 것)와 그의 작품이 별개의 개념으로 나뉘어진 것 같다. 업적 요약문으로 슐라이어마허의 작품을 읽기 전에 가이드북으로 읽으면 좋은 수준으로 내려간 것은 아닐까? 삶과 작품의 긴밀한 관계를, 조금 작가적 상상력을 동원해서, 풀어나갔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은 아쉬움이 남는 책이다.
그렇지만, 저자가 슐라이어마허를 '감동과 대화'의 사상가라고 압축한 것은 전적으로 동감한다. 슐라이어마허의 세계가 이성을 앞세운 종교 비하의 세계였기에 상대적으로 '감동(감정의 순화적 표현으로 보인다)'이 그의 근거였고, 아직도 끝나지 않은 종교개혁의 암울한 상처로 극한 대립주의적인 사상적 흐름에서 '대화'를 통해서 상호관계의 중요성을 그의 방법론으로 제시했다는 점을 간파한 것이 저자의 기여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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