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 T. 라이트, [신약성서와 하나님의 백성] (2003[1992])

 Nicholas Thomas Wright, [신약성서와 하나님의 백성]

 

한동안 구약 분야에만 관심을 가졌다가

올 한해 "예수 닮기 프로젝트"라는 주제로 청년부 사역을 시작하면서

오래간만에 굵직한 신약 분야를 시작하기로 했다.

 

1992년에 영국에서 처음으로 선을 보인 N.T.Wright의 "The New Testament and the People of God"

이라는 책이, 크리스챤 다이제스트라는 출판사에서 2003년에 번역 출간되었다.

 

라이트는 영국의 복음주의적인 학풍을 대표하는 신약학자이다.

복음주의의 특징으로는 (내가 생각하기에) 논쟁거리들을 (스스로) 마무리해주는

'학계의 구원투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독일 학자들이 용감하게 나서면서 학풍을 흔들어 놓고,

미국 학자들이 때로는 맹목적으로 낚이고, 또 때로는 과민반응을 일으키며 복지부동의 자세를 보인다면,

영국의 학자들은 서로를 화해해주는 역사적 사명을 타고 난 것 같다.

 

 

아무튼 라이트는 총 5권의 대작을 기획했다.

바로 아무도 풀 수 없을, 기독교의 기원과 하나님의 문제라는 두마리의 토끼를 잡는 것이다.

 

누구나 자신이 몸담은 분야의 '기원'을 밝히는 것을 바라지만, 그것은 요원한 일이다.

구약 학자들이 이스라엘의 기원을 놓고 끝없는 논쟁을 벌이고 있는 것과 같이,

신약 학자들은 '예수가 먼저? 아니면 바울이 먼저?'에서부터 시작해서, '기독교는 유대교와 어떤 관계?'

그리고 '기독교의 하나님은 구약의 하나님과 어떤 관계?'까지 이어지는 끝없는 논쟁을 계속하고 있다.

 

라이트는 기존의 방향들을 평가하면서, 접근법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즉, 자신은 역사비평의 분절적 접근법을 벗어나기 위해서, '비판적 실재론(p. 120)'을 제시한다.

이는 (내가 이해하기로는) 내러티브 접근법에 대한 새로운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라이트는 이야기(내러티브)의 비실재성을 보완하기 위해서(항상 이런식이지...),

원시 기독교의 모태가 되는 1세기의 헬라-로마, 유대교, 그리고 기독교를 입체적으로 제시한다.

 

중요한 발견으로는,

기존의 너무나 단순화시켰던 결론들은 재고의 대상이 된다는 주장이다.

기독교와 유대교를 너무나 이분화하려는 시도는 폐기되어야 한다: "우리가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주후 70년과 134년 사이의 기간 동안에 '일반적으로 마녀 사냥, 구체적으로는 반기독교적인 활동이 유대교 내에 있었음을 보여 주는 증거는 거의 없다시피 하다'는 것이다"(p. 275)

 

그러므로, 라이트는 그의 결론부분에서 이러한 배경하에서

신약성서를 읽는 다면, 그동안 가져왔던 해석들은 중대한 변화를 보여야 한다는 점을 주장한다.

그 좋은 예가 신약의 각 책들을 간략하면서도 통찰력있게 제시한 것이다(p. 627, 636, 647).

 

마지막으로 라이트는 주후 1세기는 21세기 사회에 못지않게 복잡다단한 사회임을 주장한다.

단순한 접근은 오해를 낳는다. 신약시대의 스펙트럼은 말 그대로 다양성이다.

이러한 다양한 환경속에서 라이트는 신약성서의 의미를 다음의 말로 요약한다:

"우리가 신약성서를 있는 그대로 읽는다면, 신약성서는 모든 면면에서 공적인 영역에서 참된 것들에 관하여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신약성서는 다른 수많은 책들과 마찬가지로 개인적인 영적 진보를 위한 지침서가 아니다. ... 신약성서는 창조주와 세상에 관한 전복 성향을 띤 이야기[이 부분이 앞으로 펼쳐질 라이트의 세계라고 생각한다]라고 스스로 주장하고, 또 그렇게 읽히기를 요구한다"(p. 777)

 

책을 덮으면서,

마치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벌'을 읽었던 느낌을 받는다.

그때는 알겠지만, 덮으면 내가 무엇을 보았던고......

 

라이트의 2권이 지금 눈앞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