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ble Study/신약 성서

성탄과 새언약

진실과열정 2019. 12. 10. 09:11

민족의 기원을 경멸적으로 나타냈던 방식으로, ‘모압’과 ‘암몬’이 있습니다(창 19:31-38). 이들은 (인류 최후이자 동시에 최초 생존자인 노아의 아들들의 운명과 같이) 아브라함에게서 떨어져 나온 패배자의 운명을 대표합니다(이것은 ‘선택과 탈락’이라는 J의 중요한 모티프입니다). 모압은 본래 메압(me-ab, ‘from the father’)이며, 암몬은 (성서에서와 같이) 본래 벤암미(son of my relative)로, 이둘은 결국 ‘근친상간’의 열매였습니다. 레위기 18장이 말하는 ‘이스라엘 정체성’(2-5절) 제1조는 바로 근친상간 금지였고(6-18절), 그렇기에 이스라엘의 장자 르우벤은 탈락될 수밖에 없었으며(창 35:22; 49:3-4), 모압과 암몬은 ‘영원히(!)’ 선택될 수 없는 처지였습니다(신 23:3).


반대로, 이것은 엄중한 계약 당사자들 사이에만 공유할 수 있는 ‘선택’의 기쁨이었습니다. 신명기 26장은 그 관계를 이렇게 표현합니다: “야훼는 ‘네 하나님’이 되는 것이고, 너희는 ‘자기(야훼)의 백성’이 되는 것이다”(17-18절). 그러므로 다윗의 찬송과 같이, “야훼는 나의 하나님이고, 이러한 야훼를 우리의 하나님으로 삼는 일”이야말로(시 144:2,15) 삶의 궁극적인 목적이자 결과입니다. 이렇게 볼 때, 골리앗에 맞선 다윗의 용맹은, 젊은이의 허세가 아니라, (신학적으로 생각해보면) 계약이 무엇인지 확실히 이해하고 있던 마땅한 반응이었습니다(삼상 17:36-37).


계약이 무엇을 의미했는지 삶으로 나타냈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죽어가면서, 그리고 그 자리에 ‘무수한 말과 많은 아내와 화려한 은금’이 자리잡으면서, 계약은 문서상의 ‘선택/출생증명서’로 본래의 빛을 잃고 말았습니다. 빛을 잃은 세상은 “가난한 자의 머리에 있는 티끌을 탐내며, 겸손한 자의 길을 굽게 하며, 아버지와 아들이 한 젊은 여인에게 다녀서 하나님의 거룩한 이름을 더럽히며, 모든 단 옆에서 전당 잡은 옷 위에 누우며, 저희 신의 전에서 벌금으로 얻은 포도주를 마시는”(암 2:7-8) 형국으로 변했습니다.


여기에서 (남유다의) 아모스는 놀라운 말을 사용합니다. 이제 야훼는 더이상 ‘우리의 하나님’이 아니다, 이제 ‘저희 신’이 있다. 또한 (북이스라엘의) 호세아는 명명백백하게 온 이스라엘에게 옛 출생증명서를 찢어보이시고, 새로운 출생증명서를 보여줍니다: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그 이름을 로암미라 하라. 너희는 내 백성이 아니요, 나는 너희 하나님이 되지 아니할 것임이니라.”(호 1:9) “하늘이여 들으라 땅이여 귀를 기울이라 여호와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자식을 양육하였거늘 그들이 나를 거역하였도다. 소는 그 임자를 알고 나귀는 주인의 구유를 알건마는 이스라엘은 알지 못하고 나의 백성은 깨닫지 못하는도다!”(사 1:2-3) 선택받은 이스라엘이 자랑스럽게 사용했던 ‘여호와 우리 하나님, 우리는 그의 지으신 백성’이라는 놀랍고 감격적인 표현은, 이제 이사야에서 사라지고, 대신 ‘여호와’는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자, 만군의 여호와’로(사 5:24; 6:5), ‘이스라엘’은 ‘이 백성’이라는(사 6:9-10) 비관계적 단어로 소개될 뿐입니다. 가정법원에서 도장찍은 것이며, 호적을 판 것이지요. 이렇게 8세기 이후의 예언자들은 놀라운 일을 합니다. 계약의 무효를 선언한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날 후에’ 새언약을 세우신다고 하십니다: “나 여호와가 말하노라. 보라 날이 이르리니 내가 이스라엘 집과 유다 집에 새언약을 세우리라. … 그날 후에 내가 이스라엘 집에 세울 언약은 이러하니, 곧 내가 나의 법을 그들의 속에 두며 그 마음에 기록하여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내 백성이 될 것이라” (렘 31:31,33). “또 새 영을 너희 속에 두고 새 마음을 너희에게 주되 너희 육신에서 굳은 마음을 제하고 부드러운 마음을 줄 것이며, … 너희가 내 백성이 되고 나는 너희 하나님이 되리라”(겔 36:26,28). 새로운 계약/출생증명서는 하나님께 연합된 누구나(!) 주어집니다: “나의 언약을 굳게 잡는 그 누구라도! 내가 내 집에서, 내 성안에서 자녀보다 나은 영영한 이름을 주어 끊치지 않게 할 것이다!”(사 56:5). 이사야의 위대한 전통은 앞선 모암과 암몬까지도 포함시켰고, 에스겔의 파격은 소돔과 고모라까지 끌어안았습니다(겔 16:55).


어느 누구도 이 새언약에 나아오지 못할 이유가 없죠. 모압 여인은 당당하게 신약의 첫페이지를 장식하였고(마 1:1), 사회적으로 외면당한 들판의 목자들은 제일 처음 복음을 들었습니다(눅 2:8). 소망 잃은 사람들과 모든 병든 자들이 임박한 하나님 나라를 경험했으며(막 1), 십자가에서 결국 새언약은 승리하였습니다(요 3:14; 8:28; 12:32). 부활하신 예수님은 성령을 주심으로 새로운 창조를 하셨고(요 20:22), 새언약은 이제 영원히 폐기되지 않는 견고한 산성이 되어 고난속에서도 영광의 승리를 살게합니다(롬 8:38-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