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ble Study/구약 성서

Jared Diamond, The World until Yesterday - 전통사회

진실과열정 2019. 5. 15. 09:38

Jared Diamond의 책, The World until Yesterday를 읽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어제'로 상징되는, 현재 문명/서구사회 이전의, '전통의 삶'을 그 현상과 원인을 분석하면서, '오늘' 우리가 살고 생각하는 삶의 원리와 (1) 너무나 다른 점들, (2) 현대사회가 수용하고 발전시킨 점들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탈식민지화 이후에 쏟아져나오는 인류학 연구를 통해서, 특별히 아직 '전통의 삶'을 살고 있는 뉴기니인들과 아프리카인들을 관찰하면서, '사회과학'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고대세계이해의 중요한 관점들을 갖게 됩니다. 이를 통해 '성서의 사회과학적 접근'을 더욱 풍성하게 돕는다고 하겠지요.


좋은 예가 '전통traditional 사회'(저자는 원시primitive라는 표현을 경계하는 것 같습니다)에서는 '3가지 관계와 영역'이 존재하는데, '아는 우호관계,' '아는 적대관계,' 그리고 '이방인'입니다. (뭐, 사실 하나만 들으면 머리속에서 충분히 그려낼 수 있는 체계인데, 중요한 것은 인류학적으로 현상을 설명하고 증명했는가라는 점이겠지요.) 여기에서 적대관계와 이방인이 다른 집단의 지역을 통과하거나 그 지역에 들어왔을시에, 벌어지는 일입니다. 현대사회의 VISA문화와 다르게, 전통사회에서는 적대관계와 이방인의 '불법침입'시에 잡혀서 죽임을 당하는 일이 당연하다고, (심지어는 근접지역 안에서 '산지인'과 '평지인' 사이에서도!), 저자는 여러가지 일화들을 풀어서 설명합니다.


전통사회란 정부조직이 생겨나기 전으로, (저자에 의하면) 환경에 의해 오랜 시간 만들어진 특유의 생활을 가진 자치적인 집단으로, 구성원 대부분이 자신의 삶의 터전 밖으로 나가지 않은(실제 뉴기니의 어떤 부족은 1930년대 이르러서야 유럽인들에게 노출되었고, 그들의 문화적 충격은 '다 큰 어른이 공포에 묻혀 주저앉아 벌벌 떠는' 흑백사진 하나로 충분했습니다), 말 그대로 세계관이 '우리의' 혹은 '다른 발전과정에 있는 사람들'의 것과 확연하게 다름을 보여줍니다.


개인적으론, 사사기 이전의 내러티브가 가지고 있는, (후대의 왕실 서기관들의 엘리트적 입장에서 전혀 이해할 수 없었던) '원시문화적' 삶의 기억들의 뿌리가, 다이아몬드의 인류학 이해를 통해서 설명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서, '현대인' 혹은 '성서를 기록했던 서기관'의 입장에서, '소돔과 고모라'와 '삿 19장'의 사건이 도저히 인륜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은, '우리와 그들은 성서의 원초적 사건과 다른 세계를 살고 있었기 때문'일 수 있으며, 더 나아가 그랬기 때문에, 전통사회에 빈번하지는 않았을지라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었던 '관계와 영역'에 따른 충돌/폭력의 문제를 있는 그대로 반영하지 못했고, 후대의 '신학적 시선'으로 재해석하여(남색의 덮어쓰기?), 결국 역사를 창조한 것은 아니었는지 묻게 됩니다. (여전히 차분하게 읽기를 진행중인데) 소결론은, 사회과학의 공헌은 우리의 '서구화된 차가운 지성'을 따뜻하게 녹여주면서 현상과 원인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돕는다라는 점입니다.



2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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