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독서] 좋은 책 이야기

Joshep Blenkinsopp, Judaism: the first phase (2009)

진실과열정 2012. 10. 26. 11:57

 

Joshep Blenkinsopp, Judaism: the first phase (Eerdmans, 2009)

신약배경으로 단편화되었던, 헬라화된 유대교에서, 그 모든 이름표들을 떼어버리고, 새롭게 유대교의 기원을 다시 찾아낸, 구약학 대가의 연구서입니다. 저자는 부제(the place of Ezra and Nehemiah in the origins of Judaism)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에스라와 느헤미야에서 유대교의 기원이 시작되었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페르시아가 없이도 유대교가 발생할 수 있었다는 벨하우젠을 반박하는 연구임과 동시에, 오히려 유대교는 페르시아 제국의 2세기동안 다양한 분파로 발생하였던 현상이라고 제시합니다. 이 '운동'은 바벨론의 디아스포라에서 시작되었는데, 그 정경적 흔적은 에스라와 느헤미야에게서 찾아볼 수 있으며, 특별히 각각 종교와 사회적인 면에서 일종의 '경계선작업'으로 나타났습니다(이 부분에서 저자는 에/느와 에스겔 40-48의 접촉을 제안합니다). 결국, 이들의 운동은 '분파주의'로 수렴하게 되는바, 에스라의 횃불은 다음 세대에 자취를 감추고 말지요(개인적으로, 자신을 다른이들과 다르다고 스스로 붙인 이름표/수식어에는 저 역시 탐탁치 않게 생각합니다). 또한 저자는 느헤미야가 신명기적 역사와 마카비 운동의 중간매개체로서 사회적 운동의 중요한 이념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일전에 존브라이트가 이스라엘역사에서 별첨으로 '에스라-느헤미야'의 역사적난제를 (성공적이지 않게) 다루었는데, 저자와 같이 특유의 꼼꼼한 분석으로 에스라와 느헤미야라는 '역사적 정체성'-founding father(75, 168)-를 잡아내는 읽기야말로 성서학의 진면목이 아닌가 싶습니다. 앞선 Pentateuch(1992)와 느헤미야-에스라/에스겔/이사야 주석의 연구들이, 유대교라는 키워드로 집합된 느낌이 들었으며, 과연 아무나할 수 없는 '해쳐모여'의 모델을 본것 같네요. 정치로 움직이는 세상(스 9:4; 10:3)에서 예언자가 무엇을 해야하는 지(사 56:5-7; 66:5; 말 2:16)를 새삼 느끼게 만들어주는 좋은 연구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