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고 또 부끄럽지만, 나는 당신을 응원합니다.
저는 대전침례신학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구약학을 전공으로 (3학기 동안) 박사공부를 하다가, 중도에 그만 두게 되었습니다. 중앙대학교에서 컴퓨터 공학을 공부했고, 성서가 좋고 또한 그 성서를 통해서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할 수 있는 길이 좋아서, 대전침례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M.Div)에서 목회자를 위한 기본적인 공부를 하였습니다. 워낙 많은 부분들을 배우면서, '수박 겉 핥기' 공부를 해었는데, 그러다가 구약학에 꽃히게 되었던 겁니다. 먼저는 엄원식 교수님을 통해서 '성서 밖의 세계'(고대근동학)에 눈이 열렸다가, 궁극적으로는 우택주 교수님을 통해서 (말 뜻 그대로!) '비평적'인 성서이해에 눈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일반대학원(Th.M)에 진학하게 되었고, 보다 집중적으로 구약에 관한 학문을 '연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강의를 듣는 것이 아닌, 직접 여러 책을 읽고 비교하며 관찰하고 질문하고 답을 만들어가는 법을 배우게 된 것이지요. 얼마나 행복했던 시간이었는지요! 결국, 박사과정(Ph.D)까지 3학기 공부하다가, 그만 두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여러 과정에서 저는 또 한 분의 구약학자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박사 1년차 즈음으로 생각되는데, 바로 기민석 교수였습니다. 옷차림이나 외모보다 말씀과 학문에 우선시하고 있다는 것을 첫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이런 면에서 그분은 상당히 열려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분에 대한 일면식도 없었지만, 우연한 기회에 대화를 할 수 있었고, 저는 (무례할 수 있지만) "형님"으로 불러도 되겠냐고 여쭈기도 하였습니다. 제가 읽었던 책들에 대해서 정확하게 집어주고(이런 교감은 상당한 전율 그 자체였습니다!) 다양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에, 저는 정말 형님처럼 생각했습니다.
기민석 교수님의 학문적 역량은 참으로 대단한 것이어서, 정말 유력한 성서학술지인 JSOT에 교수님의 글이 실리기도 하였고, 저도 감탄을 마지 아니하면서 꼼꼼하게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언제 한번은 '한국구약학회 박사과정 콜로퀴엄'에서 제가 연구를 발표한 적이 있었는데, (많은 분들이 여러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했지만) 그곳까지 와서 찬찬히 들어주고 격려와 또한 비평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새까만 후배로써 그 기분이란 얼마나 행복했던지요!
아무튼 기민석 교수님을 통해서 참으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원전을 사랑하는 마음, 건강한 비평의 자세, 겸양된 혹은 너무나 솔직했던 그 인간성. 지금도 그 분을 만나고 싶습니다. 그런데 저는 참으로 부끄러운 사람입니다. 너무 뒤늦게 기민석 교수님이 신학교에서 불의한 일을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고, 그 사건의 과정이 너무나 억울하며, 또한 파멸을 향해서 나아가고 있음을 감지하였습니다. 문제는, 기민석 교수님이라는 분에 대하여, 그 어떠한 정치적 힘이 작용했는지는 모르지만, 학교 당국이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그래서 교수임용을 탈락시켰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분연히 일어나는 분들이 생겼고, 부끄러운 저도 이렇게 손을 들고자 합니다.
다음의 글은 기민석 교수님의 글입니다:
(8월 19일자 총회게시판에 올려진 기민석 교수님의 호소문입니다.)
참고 또 참았는데, 이젠 견디기가 힘듭니다. 전 학력 위조자가 아닙니다. 아버지 같은 분이시라 찾아뵙고 눈물을 흘리며 제 학위증 원본까지 보여드렸는데, 잘못을 바로 잡을 책임 있는 그분마저도 저를 학력위조자라 계속 말하며 이를 시정할 일말의 노력도 하지 않으니 제 안의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립니다. 오늘 가까운 지인으로 부터도 조심히 제 학위에 대하여 묻는 전화마저 받았습니다. 주님이 주신 제 학문적 소명을 이렇게 쓰레기처럼 만들어 버릴 수는 없습니다.
저는 영국 만체스터 대학교에서 구약 성서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다음 웹싸이트를 들어가 보시기 바랍니다: www.copac.ac.uk 이곳은 영국 주요 대학 도서관의 도서를 검색하는 곳입니다. 초록색 칸에 Search Copac 이라 써진 것을 클릭하십시오. Author라고 써진 곳 빈칸에 저의 영문 이름인 Min Suc Kee를 쓰시고, 아래의 search copac 을 클릭하십시오. "Study of the..."로 시작하는 제 논문이 있을 겁니다. 그 책 제목을 클릭하십시오. 그럼 분명히 "Thesis (Ph.D.),- University of Manchester, 2003" 라고 똑똑히 적혀 있을 겁니다. 저희 학교와 제 논문에 대한 소개는 다음에 다시 또 말씀드리겠습니다.
한 학교의 교수가 이런저런 이유로 때론 퇴출당하기도 합니다. 저도 하루에도 수십 번 그냥 멀리 떠나버리고만 싶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학력 위조자란 소문이 일부 이사님들의 입을 통하여 일파만파 전해지고 있으니, 이렇게 저의 명예와 자존심이 짓밟혀서는 안 되겠다고 결심하게 됩니다. 언론 매체에서도 보듯, 누구든 학력위조라는 루머에 휘말리면 그 인생이 거의 패허가 되는것을 볼 수 있습니다.
비단 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첫째로, 아빠를 침신대 교수로 자랑스러워하는 두 아들과 아내에게 제가 학력위조자라는 거짓 농락에 패배하여 돌아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제 학위에 정직합니다. 정직이 승리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둘째로, 지금껏 저를 아끼고 사랑하여준 친지, 은사, 친구, 동료들이 행여나 거짓 학위위조 소식을 듣고 실망하는 것을 참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제 자신이 이런 거짓 농락에 그냥 패배하여 물러난다면, 전 하나님 앞에 그리고 지금껏 제가 가르쳐온 제자들 앞에 평생 부끄러울 것 같습니다.
제가 무척이나 심약하여 내리기 어려운 결정이었으나, 이런 굳은 결심을 하게 된 원인이 있습니다. 첫째, 저를 게시판에서 돕고 있는 친구가 몇몇 분으로부터 고소를 하겠다는 위협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는 제게 '두렵지 않다 이 정도 쯤 각오하고 있다'고 위로를 하였답니다. 자신의 신상에 치명적 위험이 오는데도 불구하고, 친구를 위해 싸우겠다는 모습에 제가 한없이 부끄러웠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제가 책상위에 머리만 감싸고 있을 수만은 없을 것 같습니다. 학자로서의 제 명예는, 본래 주님이 제게 주신 것입니다. 전 그렇게 믿어왔습니다. 주님이 제게 주신 그 소중한 명예가 이렇게 농락당하는데도 제가 가만히 있는 다면, 전 주님 앞에서도 한없이 부끄러울 것 같습니다. 둘째, 미래 침례교를 짊어질 침신의 학생들을 생각하면, 제가 그냥 물러 설 수 없습니다. 지금껏 저의 학문과 신앙을 존경하고 따라주었던 수많은 학생들이 제가 거짓에 패배하여 물러나는 모습을 보는 것은, 미래 침례교 지도자가 될 그 친구들에게 불의의 독약을 먹이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침례교의 꿈나무들은 거짓이 아닌 정직이 승리하는 것을 목도하고 배우고 체험하여야만 한다고 믿습니다. 제가 패배하여 거짓이 승리하는 것을 보면, 이들도 미래에 거짓으로 행할까 두렵습니다.
전 이제, '전 학력 위조자가 아닙니다' 라는 제목으로 곳곳에 진실을 알리며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절 지금껏 신뢰하던 동료 교수들과 선.후배를 비롯한 교단의 목회자들과 학생들에게 이 거짓 누명으로 실망을 안길 수 없습니다. 반드시 주님이 주신 저의 소명 저의 명예를 회복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 제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이 방법 말고 다른 방법이 있다면 알려 주십시오. 이 처참한 학력위조자라는 거짓 누명을 벗을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최선을 다해 선한 싸움을 싸울 터이니, 거짓이 승리 할 수 없다고 아멘으로 화답하여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많은 기도와 응원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교수님의 글을 읽어보니, 저라도 이렇게라도 알려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쪼록 야웨의 공의가 우리를 치유하였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 우리를 회복시켜 주십시오. 우리가 구원을 받도록, 주님의 빛나는 얼굴을 나타내어 주십시오."(시 80:3)
부끄럽고 또 부끄럽지만, 나는 기민석 교수님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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