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북수원 홈플러스에서 유명 연예인의 사인회가 있었다.
주인공은 영화 '집으로'의 꼬마였다. (당시엔 꼬마였다^^)
새힘이가 아기였을 적에, 유머차에 놓고 사인을 받으려고 줄을 섰던 기억이 가물가물해질 즈음에...
박지빈의 이름이 툭하고 튀어나온 영화를 기분좋게 보았다.
MBC 연기대상에서 '이산'으로 아역상을 받은 박지빈의 저력이 물씬 느껴지는 영화라고 말한다면,
조금 오버인가?
사실, 1969년을 배경으로 삼기엔 신애라와 박지빈은 21세기 사람임에 분명했다.
그런데 워낙 주변 인물들이 '고대로' 시간을 끌어들이는 말빨과 행동으로 옛 느낌을 그대로 품고 감상할 수 있었다.
가족을 찾는다는 영화의 모티프는 언제 봐도 식상하지 않다.
그동안 '가족'이란 이름으로 관객들의 눈물샘에 매운 맛을 던졌던 감독들이 자제한 까닭일까?
이 영화는 유쾌한 눈물을 흘리게끔, 옛 시대로 투영된 우리들의 멋졌던 가족의 모습을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배경이 된 전라도 사투리가 압권이었다.
코흘리개 아이들이 스크린을 압도하는 장면에서, 그 녀석들이 내뱉는 사투리의 묘한 끌림 때문에
영화는 시종일관 지루하지 않았다.
자막이 있어야 웃음이 배가되는 영화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아버지(가족의 근원으로서!)의 존재를 모르다가 알게되는 주인공 영재의 경험과,
아버지가 없는 고아 송수가 새로운 가족으로서의 친구를 위해 거금의 재산을 양보하는 손길에,
그리고 아버지의 존재를 억지로 잊고 있다가(모름의 다른 차원), 받아들이게 되는 빨치산의 아들의 뒷모습이
그 당시의 가족이며, 또한 오늘 우리가 발견하는 미완성의 가족의 모습일 것이다.
마지막 1분을 장식한 이재룡의 깜짝 등장에, 흐뭇한 웃음으로 감독은 우리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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