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헌학적으로, 그리고 역사적으로 고려할때 오순절의 사건으로 3,000명의 사람들이 침례를 받았다(행 2:41). 이후, 사도들은 기회가 있을때마다 침례를 베풀었다(행 8:38). 물이 있는 곳이라면 그 어떠한 '거리낌'도 없었다고 한다. 아마 사도들과 교회는 셀수없이 많은 침례를 베풀었을 것이다. 의심없이 본다면, 부활하신 주님께서 '명령'하셨기 때문이다(마 28:19).
그런데 바울은 침례를 준 사람이 몇 안된다(고전 1:14이후). 비록 고린도의 상황을 전체로 확장시키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할례를 대표하여 '유대적 율법'에 강한 거부감을 보였던 바울이었기에, 일종의 유대적 '통과의례'로 비췰수있을 침례 역시 크게 선호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인지 (바울서신보다 후대에 기록된) 마태복음의 몇가지 부분에서는, 예수님의 확실하고 명쾌한 지상명령에서 보이는 것처럼, 유독 바울을 생각하게 하는 구절들이 보인다. 사실 이것은 (여러 사람들이 주목했겠지만) 독일의 신약학자 Gerd Theissen 2012에서 주로 강조되었던 바이다: 마 5:19(p.140); 마 10:9(p.140); 마 13:24-29(p.141); 마 18:21-35(p.136); 마 23:15(p.141). 한편, Peter Enns가 마태복음을 'Moses 2.0'이라고 말했는데(2014: 83,180-83), 역시 타이센도 마태복음이 예수를 토라의 참 해석자로 그려낸다고 보았다(2012: 139f). 이들은 토라가 예수정신과 배치되지 않는다는 주장이, 마태복음의 주된 목소리라고 본 것이다.
그러므로 바울서신에서 강조된 '의'와 관련해서도, 마태복음만의 '의'를 비교적으로 살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70년 이후, 유대교의 부활을 꿈꾸는 바리새파, 곧 '의로움'으로 똘똘 뭉친 유대적 그리스도인들에게, 예수를 기초로 한 '율법/의'의 해석은 예수전승에서뿐만 아니라, 당시의 교회상황에서도 동일하게 유효한 것이었다. 율법대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덮어주고 '가만히 끊고자' 하는 결심이 의로임이다(마 1:19). '원칙'대로 한다면 사람이 신에게 침례를 받아야 하지만, 신이 사람이 되는 순간, 그 사랑의 힘이 '원칙'을 녹여버리는 선택이 바로 의로움이다(마 3:14-15). 인간의 모든 지혜가 총합된 '통상법'이라할지라도, '하나님 나라'는 전혀 새로운 기준으로 살아가는 것임을, 실질적인 손해속에서도 감수해내는 삶이 의로움이다(마 5:38; 6:33). 이전처럼 성전 제의에 의해 결정되지 않고, 사랑이 핵심인 토라에 기반한 '더 위대한 의'로 나아가는 것이다(마 9:13). 그렇다고 해서, 제의가 폐기되는 것은 아니다(마 23:23). 마지막으로, 십자가의 예수는 '의인'이었다(마 27:19). 결국, 어쩌면 바울이 '비관적 인간이해'를 가지고 있었다면, 마태는 일종의 '윤리적 낙관주의자'라고 할 수 있다.
마태는 연속되는 세가지 비유를 통해서 구원사를 요약하고 있는데, 바로 침례요한(마 21:28-32)과 예수의 수난(21:33-46), 그리고 예루살렘의 파괴/이방으로의 선교(22:1-14)가 그것이다(G. Theissen 2012:181). 첫번째 비유에서, 침례요한이 '의의 도'로 나아왔을 때,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이 이미 '사회적/경제적/종교적으로 획득된' 의로 만족하여 그 '의의 도' 앞에 뉘우치지 않았지만, 세리들과 창녀들은 '사회적/경제적/종교적으로 빼앗긴' 의로 인하여 오히려 '하나님 나라의 의의 도'에 순종했으니, 자신의 현재를 부정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하나님 나라를 빼앗으려 하는 자들만이 '예수의 친구'가 될 수 있다(5:6;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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