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ble Study/성서 연구 개론

신앙의 힘

진실과열정 2019. 12. 6. 09:23

(토라를 따라서) 5권으로 이루어진 시편은 고대 이스라엘의 신앙변천을 엿보는 거울이기도하다. 1권(1-41편)에서 그렇게 많이 등장했던 '야훼'라는 이름이, 2권(42-72편)에서는 '엘로힘'(하나님)으로 비인격화되었다. 시편 18편의 다윗이 올라섰던 반석의 야훼는, 68편에서 거대한 산이 되어 먼 곳에서 다윗을 내려다 본다. 이렇게 과거 유대교는 '누구를' 섬기는가에 대한 문제에서 '보수화' 성격을 드러냈다.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부르지 않게 하기 위해서, 그들은 다른 명칭(아도나이, 나의 주)을 사용하였다(그것이 '여호와'라는 발음이 되었다). 애초에 부르지 못한다면, 망령되이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초복음서 마가는 복음전파와 함께 '무명의 한 여인의 행함'이 기념되어야 한다고 말한다(막 14:9). 여인들은 예수를 처음부터 끝까지 섬기던(!) 자들이었다(막 1:13; 15:41). 복음서 전통이 기록되기 이전에 먼저 통용되었던 바울 서신은 여인을 사도와 동급으로 놓기까지 한다(롬 16:7). 그러나 지나친 성령운동과 영지주의적 금욕주의의 그늘 아래에서 여인은 밀려났고 금지되었다. 이렇게 또한 과거 기독교는 '누가' 섬기는가에 대한 문제에서 역시 '보수화' 성격을 드러냈다. 부활한 육적 예수의 제자들과 신적 예수의 증인이 첨예하게 다투면서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하였고, 결국 아무나 섬길 수 없는 위치로 만들었다(디도서).


신앙의 보수화를 현상적으로 인정을 하면서, 그와 함께 필요한 것은 신앙 자체가 가지고 있는 혁신적인 개혁의 본질을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에서 사람(혹은 노예)은 왕의 이름도 부르지 못하고 감히 얼굴도 들어볼 수 없을지라도, 창조자 하나님의 이름을 '야훼/여호와'라고 마음껏 부르며 그의 얼굴빛을 사모할 수 있는 것이 신앙의 본질이니까! 사람은 자신의 발을 딛고 있는 세계라는 시스템 속에서 자기의 분수를 알아서 주제껏 살아가지만, 하나님이 사용하신다면 일개 목자라도 왕 앞에서 정의를 선포하고 무명의 아낙내라 할지라도 예수의 분신으로 활동할 수 있는 것이 신앙의 힘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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