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독서] 좋은 책 이야기

유지미, [성전과 경제:마가공동체의 사회경제 전략]

진실과열정 2005. 9. 14. 11:39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며 오른손을 내밀며 악수하는, '아름다운 인간만의 문화'라는 것은, 사실 인간이 만든 최고의 사회적 안전장치이다("나는 당신에게 적의가 없소이다. 내 손에는 무기가 없소. 당신과 나 사이에 평화를 바랄 뿐이오." 등등). 그래서 역사적으로 왼손잡이는 인류의 평화를 깨트리는 대명사로 사회적 홀대를 받아왔던 것이다(오른손을 내밀면서, 왼손의 무기를 사용하더라!). 왼쪽이란 단어가 '가치없는'에서 기인한 것은 그런 사회적 모습을 반영한다. 이를 정리한다면, 사람사는 모든 문화(무형, 유형)라는 것은 결국 사회적 상황에서 결정지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대원리를 성서에도 적용해본다면?

     이러한 눈으로 성서를 보는 것을 '사회학적 읽기'라고 한다. 어찌보면, 대단히 자명한 것 아닌가? 연세대학교에서 쭉 학문의 길을 밟은 유지미 씨는 사회학적 방법론 중에서 '경제적'인 측면으로 마가복음을 해석한다(아마도, 이 책은 그녀의 박사논문인것 같다). 마가공동체의 실체(reality)를 재구성함에 있어서 성전공동체에 대비되는 갈릴리 중심의 공동체를 제시한다. 이 갈릴리 중심의 마가공동체는, (1) 성전공동체의 혈통중심과는 달리 '모든 것을 내어놓을 수 있는' 혁신적인 '새가족'공동체였으며(10:29-30), (2) 유대중심의 무너져버릴 성전을 대신 할 수 있는 이방을 포용하는 토지관념을 가졌으며, (3) 대제사장의 속죄권을 대신할 수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주권됨 가지고 있었다. 

     예수께서 두로의 여인에게 "자녀들로 먼저 배불리 먹여야 한다"(7:27)라고 말씀하셔야만 했던 당시의 경제적 배경을 설득력있게 제시하는 치밀한 주석적 배려도 있다(p. 164). 그러나, 아쉬운 것은 전체적인 사회학적인 모델 설정 아래에서 충분히 마가공동체를 설명하기보다는, 특정 본문을 설명하기 위해서 그에 맞는 특정 모델이 사용되었다는 점이 아닐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