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ble Study/구약 성서

“그 발바닥에서 정수리까지 악창이 나게 한지라”

진실과열정 2005. 8. 25. 15:59
 


  과 목 명: 학제성서의학 세미나

  담당교수: 엄 원 식

  제 출 자: 양지웅(Th.M., 구약학 3학기)

  제 출 일: 2004년 4월 12일

“그 발바닥에서 정수리까지 악창이 나게 한지라”

:욥의 피부병에 관한 학제성서의학적 연구


     목차    .

Ⅰ. 서론

  1. 구약의 고대병리학

  2. 연구 목적과 방법

 

Ⅱ. 본론

  1. 문제본문 설정

  2. 학제성서의학적 본문해석

    1) 증상

    2) 원인

    3) 치유: 성서의학적 해석

 

Ⅲ. 결론


Ⅰ. 서론

  1. 구약의 고대병리학(paleopathology)

성서는 야웨께서 하나님되심을 계시하는 거룩한 문헌이다. 이 성서를 통해서 인간은 창조와 종말이라는 하나님의 놀라운 일들을 배우게되며, 구원과 심판이라는 하나님의 위대한 일을 믿게된다. 히브리인들은 역사를 ‘하나님의 일들에 관한 극적인 이야기’로 보았다.1) 그렇지만, 그들은 이러한 하나님의 모든 일에 방관자적이거나 수동적인 태도를 보이지는 않았다. 그들은 침묵을 지키지 않고, 언제나 하나님과의 대화를 통해 적극적인 태도로 하나님의 일에 동참했던 것이다.2) 그러므로, 성서에서 우리네 인간의 생생한 경험들은 빠질 수 없는데, 이는 하나님앞에서 인간의 삶의 내용이 어떠해야되는지를 강력하게 보여주는 것이 된다. 결국, 성서는 야웨의 하나님되심을 계시하는 거룩한 문헌임과 동시에, 인간의 인간됨도 보여주는 문학양식의 최고봉이기도 하다.

인간의 삶은 ‘생로병사(生老病死)’라는 주제에서 자유할 수 없다. 질병과 죽음은 인간의 삶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므로, 성서 역시 이러한 것들에 대해 잠잠하지 않는다. 오히려 성서는 의학적인 관심이 상당함을 그 분량에서 보여준다.3) 그러므로, 고대 생명체4)의 고고학적인 자료들을 근거로, 그것들의 건강과 질병을 연구하는 ‘고대병리학’(paleopathology)이라는 학문은 성서의 해석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고대병리학에 따르면5), 사람들의 평균수명은 50세을 넘지 않았으며, 미성년들의 조기 사망은 인구의 30%에 달할 정도였다. 성서시대의 사람들의 평균수명은 30에서 45세까지로 매우 짧았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고대인들이 인간의 건강을 위한 필수영양성분에 대하여 지식이 부족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6) 성서시대 사람들은 계속되는 질병과의 투쟁을 이겨낼만한 근본적인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이는 의료가 진보되어 무병장수를 꿈꾸는 오늘의 첨단 시대와는 판이하게 다른 조건임에 틀림없다.

한편, 성서시대 고대병리학이 명확한 근거를 가지려면 자연히 유골을 조사해야 되므로, 이에 관련된 외상(trauma)이 가장 중요한 자료가 된다.7) 특별히, 치아 연구는 고대인들의 식생활 풍습을 알 수 있는 좋은 정보를 제공한다. 동맥질환(arterial disease)은 고대 이집트에서 보편적인 것이었으며, 암(cancer)은 악성종양이 뼈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전에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었는지 그리 흔하게 발견되지는 않았다. 이렇게 볼때, 성서본문과 관련된 고대병리학의 고고학적인 증거를 발견하게 된다면, 고대 이스라엘인들을 괴롭혔던 삶의 애환들을 보다 더 실제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2. 연구 목적과 방법

본 연구는 욥기에 나와있는 욥의 피부병에 대한 학제성서의학적 본문해석을 다룬다. 성서가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인간의 질병들을 언급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실제적인 치료의 언급 역시 작지않다. 물론, 성서는 우리에게 경미한 것에서부터 치명적인 것들까지, 모든 질병의 치료가 하나님에게 있음을 분명하게 가르치고 있다(출 15:26). 그러나, ‘오직 믿음(sola fide)’만이 신앙의 전부라는 기독교적 사고는, 성서의 이러한 면을 소홀히 여겼다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8) 영과 육을 나누는 이분법적인 인간관에서 벗어나, 구약성서적인 ‘정신신체 상관적 전체’9)로의 접근이 필요하다. 결국, ‘내면적 신비’와 ‘외부적 시술’은 하나의 매커니즘으로 조화함으로써 치유라는 놀라운 일들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특별히 마음이 미치는 영향은 대단하여, 마음이 향하는 곳으로 육체는 나아가게 된다(잠 23:7). 이는 성서학도들에게 ‘학제성서의학’이라는 새로운 학문분야를 개척하게하는 좋은 밑거름이 되는 것이다. ‘양자의학’적 관점에서 성서의 치유본문을 바라본다면, 우리는 인간의 ‘생로병사’라는 중대한 문제에 실제적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욥기서에서 언급되어있는 욥의 피부병에 대한 연구이다. 지혜문학의 결정판으로써, 야웨 하나님의 신정론에만 많은 관심이 집중되어있는10) 욥기를 의학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매우 흥미있는 일이아닐 수 없다. 본 연구는 마음과 육체가 상호 깊은 관련이 있다는 ‘양자의학’적 관점에서, 욥의 질병에 대한 본문을 해석할 것이다. 그 방법으로는 전통적인 해석방법들(통시적, 공시적)의 한계를 지적하고, 다른 대안으로 ‘학제성서의학’적 해석을 시도할 것이다. 물론, 연구자의 의학적 지식의 한계로 인해서, 질병에 대한 전문적인 사항들을 언급하는 것은 무리이며, 결국 이것은 신학적 해석으로 그칠 수 밖에 없다는 점은 본 연구의 한계일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의학을 배경으로한 신학적 본문해석은 새로운 도전이 아닐 수 없다.


Ⅱ. 본론

  1. 문제본문 설정

욥기는 구약의 지혜문학의 최정상에 위치하는 인간 고뇌의 결정판이다.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라는 고상한 말을 비웃는 것처럼, 욥의 고뇌는 실제적인 것이었다. 물론, 여기에는 야웨 하나님과의 관계가 핵심적인 것이지만, 그 관계는 욥의 물리적인 환경을 떠나서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즉, ‘정신신체 상관적 전체’의 관점에서, 욥의 물리적인 고난은 실제로 하나님의 부재(不在)의 증명인 셈이다. 이는 반대로, 욥의 물리적인 고난, 즉 그의 질병이야말로 가장 실제적으로 드러나는 증상인 것이다. 그러나, 이는 아주 가는 실과 같이 하나님에게까지 이어진다. 다시말해, 그의 외부적인 질환으로 인한 고통은 그의 내부적인 상실감으로 인한 고통과 뗄 수 없는 연관성을 보인다는 점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연구자가 집중적으로 살펴볼 본문은 욥의 질병에 대한 언급과 그의 내부적 고통의 호소, 그리고 야웨를 만남으로 인한 최종적인 그의 회복에 있다.

다음은 욥의 질병에 대한 성서본문들에 대한 주요본문이다:

      

      사단이 이에 여호와 앞에서 물러가서 욥을 쳐서 그 발바닥에서 정수리까지 악창이 나게 한지라(2:7)

      욥이 재 가운데 앉아서 기와 조각을 가져다가 몸을 긁고 있더니(2:8)

      

      이와 같이 내가 여러 달째 곤고를 받으니 수고로운 밤이 내게 작정되었구나(7:3)

      내 살에는 구더기와 흙 조각이 의복처럼 입혔고 내 가죽은 합창되었다가 터지는구나(7:5)


      그가 폭풍으로 나를 꺾으시고 까닭 없이 내 상처를 많게 하시며(9:17)

      나로 숨을 쉬지 못하게 하시며 괴로움으로 내게 채우시는구나(9:18)


      내 피부와 살이 뼈에 붙었고 남은 것은 겨우 잇꺼풀 뿐이로구나(19:20)


      밤이 되면 내 뼈가 쑤시니 나의 몸에 아픔이 쉬지 아니하는구나(30:17)

      내 가죽은 검어져서 떨어졌고 내 뼈는 열기로 하여 탔구나(30:30)


      그의 마음은 식물을 싫어하고 그의 혼은 별미를 싫어하며(33:20)

      그의 살은 파리하여 보이지 아니하고 보이지 않던 뼈가 드러나서(33:21)


위 본문에서 2장 7-8절은 산문으로 화자에 의한 욥에 대한 ‘객관적’ 설명에 해당한다. 33장 20-21절은 엘리후의 연설에 들어있으며, 이를 제외하면 모두 욥 자신의 언급이다. 결국, 본문에서 욥의 상태는 욥 자신과 그의 연설상대자, 그리고 작가에 의해서 충분하게 제시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2. 학제성서의학적 본문해석

학제성서의학이란 질병(증상 및 치유)과 관련된 성서본문의 합리적인 해석을 시도하는 새로운 접근방법이다. 본 연구에서는 욥의 피부병만을 제한한다. 곧, 그 증상과 원인 그리고 치유(성서본문 상에서 그가 치유되었다는 보고나 방법은 언급되지 않았지만, 독자는 자연스럽게 그의 모든 것이 원상태로 회복되었음을 통해서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를 설명하기 위하여, 의학적이면서도 신학적인 해석을 시도할 것이다.


 1) 증상

외부에서 욥을 바라보았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깜짝 놀랐다. 왜냐하면 그들은 욥의 원래의 모습이 사라진 상태에서, 전혀 다른 사람을 대하고 있는 착각을 느낄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들은 “눈을 들어 멀리 보았고, 그 욥인 줄 알기 어렵게 되었으므로, 일제히 소리 질러 울며 각각 자기 겉옷을 찢고 하늘을 향하여 티끌을 날려 자기 머리에 뿌렸다.”(2:12) 그렇다. 욥은 실제적으로 고통을 당하였던 인물인 것이다. 그와 관련된 모든 일들은 실제적인 것이었다.11)

욥은 자신의 상태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12) 그러나, 욥이 어떤 병에 걸렸는지에 대해서, 학자들은 결코 일치된 의견을 보이지 않았다.13)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시적인 언어로 병의 증상이 표현되었기 때문이며, 특별히 이는 그들의 친구들과의 ‘지혜대결’의 대화중에서 언급된 것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욥의 질병의 증상은 무엇보다도 피부와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욥기의 저자는 아주 간략하게 욥의 피부병의 증상을 설명한다. 그 발바닥에서 정수리까지 악창이 나서, 기와조각으로 몸을 긁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2:7-8). 욥 자신과 그의 친구들은 산문의 정확성을 능가하는 압축적인 시적인 표현으로 증상을 말해준다: “살에는 구더기와 흙조각이 의복처럼 입혔고, 내 가죽은 합창되었다가 터졌기”14)때문에, 그는 밤마다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였다(7:4-5).15) 특별히 밤마다(“밤이 되면 내 뼈가 쑤시니16) 나의 몸에 아픔이 쉬지 아니하는구나”[30:17]17)) 뜨겁게(“내 가죽은 검어져서 떨여졌고, 내 뼈는 열기로 하여 탔구나”[30:30]18)) 느껴지는 고통으로 인해 잠을 잘 수 없었던 것이다. 다시말해, 그는 뼈를 깎는 고통때문에(“이제 주의 손을 펴서 그의 뼈와 살을 치소서…”[2:5], “내 피부와 살이 뼈에 붙었고, 남은 것은 겨우 잇꺼풀뿐이로구나”[19:20]19)), 아마도 수개월 동안이나20) 잠을 이루지 못했던 것이다(“이와 같이 내가 여러 달째 곤고를 받으니, 수고로운 밤이 내게 작정되었구나”[7:3]). 이러한 세월속에서 그의 외상은 늘어만 갔다(“그가 폭풍으로 나를 꺾으시고, 까닭없이 내 상처를 많게 하시며”[9:17]). 욥의 내장기관도 손상하기 시작했는데, 그의 내장은 계속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30:27).21) 그의 증상은 자연히 식욕부진으로까지(“그의 마음은 식물을 싫어하고, 그의 혼은 별미를 싫어하며”[33:20])22) 이어졌고, 결국 그는 살아있는 시체와 다름이 없었다(“그의 살은 파리하여 보이지 아니하고, 보이지 않던 뼈가 드러나서”[33:21]).

이러한 욥의 신체적인 증상은 감정적인 측면에까지 악화되었다. 그는 7일동안이나 그를 보살펴주었던 친구들과의 논쟁에서 원수가 되기에 이르렀다(“친구를 지적하여 해를 받게 한자의 자식들은 눈이 멀지니라”[17:5]). 그의 감정은 하나님을 폭군으로 내몰아쳤다(“나의 의를 빼앗으신 하나님, 나의 영혼을 괴롭게 하신 전능자”[27:2]). 결국, 욥의 몸과 마음은 황폐함 그 자체에 빠졌다.


 2) 원인

현대의학에서 피부와 관련된 질병의 이해는 최근에 이루어졌다. 그렇기 때문에, 고대의 문학에서 피부질환에 대한 기술은 종종 상당히 큰 문제로 여겨져왔다는 점은 그리 놀랄만한 것은 아니다.23) 본문에 기록된 단어의 의미를 규정하기 위해서, 오늘날 우리의 피부질환에 대한 지식과 관련시키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24) 욥이 고통당했던 질병의 히브리어는 ןי󰖐󰚉으로, 이는 ‘불타다’라는 뜻으로, 일찍이 애굽에서의 유행병으로 나타난 적이 있었다(출 9:9-10).25) 우리말로 ‘종기’나 ‘발진’으로 해석될 수 있는 이 질병은 국부적인 염증을 나타내는 데 널리 사용된다.26) 유사하게, ת󰔫󰙠󰘼라는 단어는 ‘상처로 인한 딱지, 피부염’을 가리키는 것으로,27) 아마도 욥의 질병이 살을 에는 듯한 염증의 상태임을 나타낸다.28)

많은 성서주석가들은 욥의 피부병에 대하여 다양한 의견을 제시해왔다. 마빈 H. 포프(Marvin H. Pope)는 2장 7절의 ‘악창’의 ןי󰖐󰚉이 아카드어, 우가릿어, 아람어에서 ‘열, 염증’을 뜻한다고 보면서,29) 구약에서는 ‘심한 피부 염증’을 가리킨다고 해석했다. 즉, 신명기 28장 27절에서 나와있듯이, 이 병은 애굽에서 주로 발생되는 질병으로 종기, 괴혈병, 개창, 상피병(elephantiasis), 심지어 문둥병(leprosy)30)으로까지 확대 해석되기도 했다.31) 특별히, 신명기 28장 35절의 ‘발바닥에서 정수리까지 발생되는 종기’의 언급은 림프계 팽창질환일 수 있으며, 이는 욥의 증상과 매우 유사한 것임에 틀림없다(2:7). 포프는 다른 학자들의 견해도 제시했는데, 키너-윌슨(J. V. Kinnier-Wilson, “Leprosy in Ancient Mesopotamia,” Revue d'Assyriologie 60 (1966), 47-58)에 의하면, 괴혈병(scruvy)과 펠라그라(옥수수 홍반 피부병)의 결합으로 인한 것이라고 한다.32) 그러나, 이 병의 원인은 만성적 영양실조와 비타민 결핍인데, 과연 욥에게 이러한 원인이 근본적인 것이었는가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레빈(Levin)은 이것이 ‘인도마마’(yaws, frambesia)라고 주장했는데, 이는 흑인의 전염병으로써 범세계적으로 유행했던, ‘트레포네마 페르테뉴에’(Treponema Pertenue)라는 파상균(spirochete bacterium)에 의한 풍토병이라는 것이다.33) 프레우스(Preuss)는 심한 가려움증(2:8)을 강조했는데, 특별히 몸을 덮고 있는 먼지(dust)를 ‘사람 피부의 비늘’이라고 보았으며(7:5), 결과적으로 그는 욥의 질병이 전신습진(eczema universalis)이었다고 주장했다.34) 트라프넬(D. H. Trapnell)은 욥의 ‘악창’(2:7)이 ‘결핵성 문둥병’이라고 생각했다.35) 스나이드(Norman H. Snaith)는 욥의 내장질환까지 고려하여, “그 질병은 급성 이질의 상태, 아마도 쇠약 증세가 합쳐진 아메바 적리(赤痢)였을 것”36)이라고 했다.

욥의 질병의 정체를 규명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임에 틀림없다. 어쩌면 저자는 단지 욥의 결핍된 상태를 외부적인 것으로 표현했을지도 모를 일이다.37) 노만 하벨(Norman C. Habel)과 데이빗 클라인즈(David J. A. Clines)는 특정한 질병의 원인을 규정할 수 없다고 했는데, 왜냐하면 욥의 질병이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사탄의 손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38) 첫 번째 재앙이었던 욥의 재산(가족을 포함한 소유)의 상실과 같이, 두 번째 재앙도 급작스러움과 완전성에 그 강조점이 있는 것이다.39) 하벨은 비록 레위기(13:18-20)에 언급된 것처럼, ןי󰖐󰚉은 피부질환의 일종이지만, “욥의 신체와 관련된 언어는 의학적인 것이 아니라 시적인 것”이라고 하면서 의학적인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40) 포프(Pope)가 말했던 것처럼, 욥의 논쟁이 시문으로 기록되었기 때문에, 동의어반복(synonymous)으로 나타난 것이지 세세한 증상의 나열이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다.41) 그러나, 비록 “성서 기록의 목적은 의학적인 것이 아니라, 신학적인 것”42)이라고 할지라도, 욥의 물리적인 고통의 문제에 대하여 눈을 감는 것은 신앙의 이분법적인 태도라고 아니할 수 없다. 비록, 고대에서는 눈에 보이는 외상정도를 초보적인 수준에서 진단할 수 있었으며, 당시의 대중적 지식 역시 ‘호흡기 마비를 수반한 척수성 소아마비’보다는 간단히 ‘중풍병’이 쉽게 느껴질 수 있었기 때문에, 성서는 질병의 정확한 원인과 증상의 묘사를 생략했음은 당연한 이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욥은 자신의 고백에서 상당부분 반복적인 증상의 고통을 호소하고 있음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는 특정한 현대적 병명으로 완벽하게 정의내릴수는 없지만, 그의 고난이 단지 형이상학적인 ‘버림받음’에만 있지 않음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연구자는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서 욥의 질병에 대한 또 하나의 원인을 제시한다. 연구자는 몇 년전 심한 가려움증으로 고생한 경험이 있었다. 불에 달구어진 바늘로 가슴속에서부터 찔러오는 듯한 심한 고통으로 잠을 못이루게되자 결국 병원에 찾아가보게 되었고, 의사는 ‘대상포진’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대상포진이란, 바이러스(Varicella-zoster virus)에 의해 발생하며, 척추를 중심으로 한쪽에만 팥알 크기의 작은 물집이 생기는 특징을 보이는 병이다.43) 의사는 우리 몸 척추에는 바이러스가 항존해 있는데, 인간의 면역력이 약해질 경우에 갈빗대를 타고서 외부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 질병은 60대 이상의 고령자(욥?)에서부터 과로와 스트레스를 받은 젊은이들에게까지 생길 수 있다. 이 질병의 특징은 몸의 신경 중의 하나를 따라서 퍼진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몸의 한쪽 편으로 심한 통증이나 감각 이상이 나타난다. 즉, 환자는 두통, 호흡곤란, 소화불량, 근육통의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또한 이 병은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기도 하는데, 눈 주위에 생길 경우엔 안면 신경마비 증상이 올 수 있고, 방광 부위에 발생하면 소변을 못 볼 수도 있게 된다. 환자중 5% 미만의 경우엔 운동신경을 침범함으로써 팔이나 다리를 들지 못하는 운동신경마비증상까지 미친다.44)


 3) 치료: 성서의학적 해석

욥기에서 욥의 치료에 대한 언급은 발견되지 않는다. 그러나, 첫 번째 재앙의 완전한(배나 더한) 회복의 기사(42:10)를 통해, 우리는 그의 질병 역시 완전하게 치료되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성서는 욥이 치료되어지는 직접적인 과정을 하나도 보여주지 않았다. 그렇기에 어쩌면, 욥의 피부병을 ‘치유본문’이라고 명명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양자의학적인 접근에서 본다면, 욥은 ‘계속되는 논쟁’과 ‘대답없는 하나님과의 대화’속에서 치유의 과정을 천천히 밟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차적으로, 그는 격리되었음이 분명하다. 즉, 그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격리된 마을 바깥의 쓰레기더미 위에 앉아 있었던 것이다.45) 일종의 악성 피부병으로 인해서 마을 사람들은 질병의 전염에서부터 그를 멀리 떨어트린 것이다. 2장 8절에 욥은 ‘재 가운데’ 앉았는데, 70인경은 ‘똥밭(dunghill)’으로 번역했다. 이것은 욥의 질병을 문둥병으로 해석한 경우로, 그의 전적인 부정이 사회 공동체에 확연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학자들의 분석의 종합은 ‘문둥병’을 제외시키는 것으로 모아지고 있음을 명심한다면, 그의 격리는 다른 차원에서 찾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구티에레즈(Gustavo Gutierrez)는 욥의 질병은 사회적 죽음의 경험이었다고 확대한다.46) 그러나, 양자의학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그의 격리됨은 단지 사회적 죽음의 차원으로밖에 제한되어서는 안된다. 그의 격리는 이웃과의 단절이고, 친구와의 단절이며, 하나님과의 단절인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의 차원으로 넘어가야 할 것이다: 욥의 붕궤는 하나님과의 깨어진 듯한 영적관계의 상실에서부터인가? 아니면, 잠못오는 끝없는 육체의 고통에서 출발하는가? 욥은 자신의 육체적인 고통보다는 오히려, 여러형태로 나타난, ‘하나님의 내팽쳐버림’에 관심을 갖고있는 것은 아닌가?

욥은 치료를 포기한 낙담한 상태였다(6:9). 그는 하나님의 위로를 체념했다(6:11). 욥은 이제 친구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6:14-23). 그는 자신이 접하는 모든 대상들에게 원망을 터트렸다(7:11). 이는 욥과 세친구들과의 촌철살인(寸鐵殺人)의 말로 열띤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욥은 상담을 통한,47) 소위 ‘내적치유자’라는 그의 친구들을 쓸데없는 의원이라고 몰아세웠다(13:4).48) 결국, 그는 친구들을 저주하기에 이르렀다(17:5). 그러나, 그들과의 논쟁은 더욱 욥의 마음을 사람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로만 향하게 하는 순기능적인 역할도 담당했다(23:5-7). 최종적으로 욥은 하나님을 향한 불굴의 의지를 불태움으로써 새로운 희망을 열어놓았다(27:4-5). 그의 정신상태는 칼날처럼 날카로우며 한치의 오차도 없이, 하나님에게만 집중했던 것이다. 어찌보면, 그는 낙담한 상태에서 새로운 치료의 희망을 발견한 셈이다.

이는 통증의 심리학적인 치료방법중의 하나인 인지치료에 해당할 수 있다.49) 인지치료란, 통증이 신체적 경험에 심리적 요인이 부가됨으로써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자신이 갖는 자기효험의 신념수준에 따라 스트레스와 신체적 긴장이 감소되고 더 나아가서는 그 통증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치료방법을 말한다.50) 욥의 경우에 자신의 통증의 원인을 다른 것에서 찾지 않고, 오직 하나님에게서 찾았다. 즉, 하나님과의 대면을 통하여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확신인 것이다(31:35-37). 한편, 하나님과 대면할 수 있다는 생각의 출발은 욥 자신이 스스로를 의롭게 여기는 자기확신에 있다(32:1). 이러한, 자기 확신이 없다면, 욥은 감히 하나님을 찾을 수 없을 것이고, 그가 바라던 하나님과의 감격적인 해후(邂逅) 역시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어찌보면, 욥의 의로움은 하나님과의 만남을 바라는 인지치료적 방법을 가능하게했던 시작점이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하나님을 만나면 모든 오해가 해결된다는 욥의 믿음은 실제로 이루어졌는데, 여기에서 통증환자로써 욥이 가졌던 인지적 오류들51)은 정정된다(42:3). 그는 140년 동안이나 세상의 어느 누구보다 행복하게 살다가 “나이 늙고 기한이 차서 죽었다.”


Ⅲ. 결론

“욥기는, 실제적인 문제는 자신의 고통에 대한 인간의 태도라기 보다는, 하나님에 대한 인간의 관계라는 것을 보여준다”52)라는 트라프넬의 말은 전적으로 옳다. 신앙이 단지 물질적인 유익을 얻기 위한 놀이나 게임이 아니라는 점은 욥을 통해서 알게 되는 신학적인 비밀이다.53) 하나님은 선한 사람으로 하여금 고통을 당하게 하심으로써, 그 사람의 성품과 용기를 시험하시는 신적자유함도 보이시기 때문이다.

본 연구는 욥의 피부병에 대한 성서의학적인 해석을 시도했다. 욥기에서의 주된 접근방법이 신학적인 것에 집중된 상황속에서,54) 욥의 치유를 중심으로 본문에 접근하는 것은 새로운 시도임에 틀림없다.

욥의 질병은 그 출발에 있어서 다른 질병들과 차별성을 가진다. 욥은 하나님의 허락하에 사단에게서 고난을 당했던 것이다. 그는 치유를 위하여 가시적인 행위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계속해서 악화되는 듯 했다. 이것은 그의 격리됨에서 잘 나타났다. 그의 격리는 이웃과의 단절이고, 친구와의 단절이며, 하나님과의 단절이었다. 그런데, 바로 이 하나님과의 격리됨은 하나님과의 만남을 시작하는 출발점으로 역할하고 있다.

양자의학적으로 욥의 고난은 육체적인 것만으로 제한될 수 없는 것이다. 그가 재 가운데서 몸을 긁는 고난은 하나님의 실질적인 부재를 나타내는 다른 표현에 다름없다. 그렇기에, 욥의 치료는 그의 상한 피부를 회복시키는 것에만 있지는 않았으며, 오히려 그의 마음 깊은 곳에서 하나님을 만남으로 말미암은 깨달음에 있었다. 이를 위해서, 욥은 끝없이 하나님을 갈망한다. 또한 이를 위해 욥은 자신의 의로움을 포기하지 않는다. 욥은 실제로 인지치료의 방식으로 자신의 치료를 이루어 낸 것이다.



1) 이는 LXX이 여호수아, 사사기, 사무엘서, 열왕기서를 역사서로 구분한것에 비해, 히브리성서가 전기예언서라는 제목으로 ‘신적 활동’을 강조한 것에서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윌리엄 S. 라솔 외, 「구약개관」, 박철현 역(서울: 크리스챤다이제스트, 2002), 291-4를 보라.


2) 버나드 W. 앤더슨, 「구약성서 이해」, 강성열․노항규 공역(서울:크리스챤다이제스트, 2001), 646.


3) 특별히 성서에서는 ‘문둥병(leprosy)’에 대하여, 많은 부분에서 다루고 있다. Max Sussman, “Sickness and disease,” Anchor Bible Dictionary vol. VI., ed. David Noel Friedman et al.(New York: Doubleday, 1992), 6. 이하 ABD.


4) 여기에는 식물을 포함하여 저등 및 고등 동물들, 네안데르탈과 같은 유원인들까지를 포함한다(Richard N. Jones, “Paleopathology,” ABD vol V. 60.).


5) 이하 Jones의 ‘고대병리학’을 참고하라(Ibid.).


6) 제 2성전 시기의 유대인 유골에 대한 연구에서, 철분(Fe) 결핍으로 인한 골격손상의 흔적이 발견되기도 했다(Ibid.).


7) Ibid.


8) 이는 특별히 기도원같은 요양소에서 전문적인 진료를 거부한 채, 환자의 의사를 무시하고 오직 믿음만을 부르짖는 일부 신앙인의 모습에서 찾아볼 수 있다.


9) 엄원식, 「구약신학」(대전: 침례신학대학교 출판부, 2002), 22.


10) 키드너(Derek Kidner)는 책의 연대, 시와 산문(머리말과 맺음말)과의 관계, 본문비평적인 문제, 그리고 욥기의 목적이라는 것으로 욥기에 대한 학문적 논의만을 소개했다(데릭 키드너, 「어떻게 지혜서를 읽을 것인가?」, 유윤종 역(서울: 한국기독학생회 출판부, 2000), 107-27.).


11) 존 C. 깁슨, 「욥기」, 박양조 역(서울: 기독교문사, 1987), 12.


12) Max Sussman, “Sickness and Disease,” ABD VI. 11.


13) H. L. Ellison. “욥”, 새성경사전, 1391.


14) 육체의 극한의 고통은 욥의 정신적 번뇌와 잘 부합된다. ‘흙 조각’은 문자적으로 ‘먼지의 흙덩어리’로, 피부위에 떡진 진흙을 암시한다. 그러나, ‘먼지(dust)’는 죽음과 지하세계의 상징일 수도 있다(Norman Habel, 159.).


15) 저녁의 잠못이루는 고통은 고대근동에서 고뇌의 전형적인 모습이다(Ibid., 158.).


16) רקנ로 원래의 뜻은 ‘구멍을 뚫다’이지만, 여기에서는 깨물어 부수어짐의 의미이다. 하벨은 19절을 연관지어서, רקנ의 주어를 하나님으로 보았다. 즉, 하나님이 욥에게 직접적인 고난을 주신다는 것이다(Ibid., 415-6.).


17) “이 고통은 마치 쥐가 뼈를 갉는 듯한 것이다”(16:9)라고 하벨은 말한다(Ibid., 420).


18) Dahood는 30절을 17절과 관련하여, “나의 피부는 솥보다 검고, 나의 뼈는 열풍보다 뜨겁다”라고 번역했다(Marvin H. Pope, 224.).


19) 본문은 해석이 난이한 본문이다. 라쉬(Rashi)는 “욥의 육신이 그의 잇몸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곪고 썪은 것”이라고 했다. 한편 쫄즈(Szold)는 “욥이 잇몸으로 씹을 수 있을 정도의 작은 음식들만으로 살 수 있을 정도였다”라고 해석한다. 그러나 포프는 이 본문이 그의 빈곤한 육체적 상황을 나타낼 뿐이라고 해석한다(Ibid., 142-3.).


20) 존 C. 깁슨, 101.


21) N. H. 스나이드, 「욥기의 형성사: 기원과 목적」, 김성애 역(서울: 성바오로 출판사, 1989), 49.


22) 식욕의 손실이나 회복은 병의 치유나 악화의 확실한 증상이다. 우가릿 서사시(epic of keret, 127:10-12)에는 왕이 그의 병을 목욕을 통한 발한증 제거와 고기섭취로써 치유되었다고 나와있다(Marvin H. Pope, 250-1.).


23) 기원전 1세기 경의 아람어 원문은 나보니더스(Nabonidus)가 Teima에 있는 동안 7년이나 심한 피부병으로 고생했으며, 이를 위해 기도했다고 한다(엄원식, 「고대근동문학연토」(서울: 도서출판 학예사, 2004), 305.).


24) 성서에서 ‘문둥병(leprosy)’이라고 나타나는 전형적인 경우는 번역상의 문제를 불러일으킨다(Max Sussman, 10).


25) 발가락에서부터 머리까지 퍼지는 ‘애굽의 종기’(신 28:27,35)는 풍토성 발진(endemic boil)이나 악성 농포(malignant pustule)와 같이 애굽 특유의 피부 질환중에 하나일 것이다(D. H. Trapnell, 72.).


26) Ibid.


27) 이 단어는 두 번 피부 이상에 대해 사용되고(레 13:24,28), 한 번 은유적으로 사용되는데(잠 16:27), 실제적 화상인지 아니면 은유적 표현인지는 분명하지 않다(Ibid.).


28) Max Sussman, 11.


29) 특별히, 우가릿 문헌에서 Baal-Hadad가 ןחשׁ에 감염되어, ‘허리가 타는 듯하고, 쇠약해졌다’는 기록을 언급한다(Marvin H. Pope, Job, Anchor Bible Commentary(New York: Doubleday & Company Inc., 1973), 21.).


30) 문둥병은 ןחשׁ에서 시작한다(레 13:18; 출 9:9). 그러나 깁스는 7장 5절과 30장 28-30절을 근거로 문둥병보다는 악성피부병에 가깝다고 주장했다(존 C. 깁스, 38.).


31) Max Sussman, 11.


32) Marvin H. Pope, 21.


33) Max Sussman, 11.


34) Ibid.


35) D. H. Trapnell, 72.


36) N. H. 스나이드, 49.


37) 특별히 전기를 다루는 부분에서, 저자의 목적은 실제의 사실을 기술하는 것에 있기보다는 저자 자신의 경험의 관점에서 역사를 해석하는 것에 있었다(Max Sussman, 7-8.).


38) Norman C. Harbel, The Book of Job, Old Testament Library(London: SCM Press, 1985), 95.; 클라인즈는 병의 기술은 초자연적인 것으로 마귀(시 91:6)나 천사(삼상 16:14; 삼하 24:15-17), 혹은 하나님(출 11:4; 12:23; 신 28:22)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한다(David J. A. Clines, Job 1-20, Word Biblical Commentary(Texas: Word Books Publisher, 1989), 47.).


39) David J. A. Clines, 49.


40) Ibid.


41) Marvin H. Pope, LI.


42) D. H. Trapnell, 70.


43) 연구자의 가슴의 오른쪽 상단에는 약간의 수포자국이 남아있다.


44) 양준모, “대상포진”, http://www.samsunghospital.com/tempsmc/23/h023-02.htm. 2004년 4월 6일 접속.


45) 존 C. 깁슨, 38.; 한편, 환자를 진흙에 눞혀서 그의 곤경을 나타내고, 그들의 몸을 먼지와 재로 더립히는 것이 옛 풍습이었다고 하벨은 지적한다(Norman Habel, 96.).


46) 구스타포 구티에레즈, 「욥기: 무고한 자의 고난과 하느님의 말씀」, 제3세계 신학연구소 번역실 역(서울: 도서출판 나눔사, 1991), 36.


47) 상담은 결국 욥이 악하다는 공격으로 일변했다(9:22-24; 11:20; 15:17-35; 18:5-21; 20:4-29; 22:5-9). 여기에서 우리는 공격적 상담의 효과가 전혀 없음을 알게 된다(19:13-22에 대한 21:34을 보라).


48) 사실 욥과 그 친구들은 인류의 지혜를 대표한다. 지혜의 언어를 통해서 야웨의 속성을 표현하려는 지혜교사(sage)들에게, 무엇보다도 지혜는 경험적인 실제였다. 브루지만은 지혜에 대한 학자들의 합의를 6가지로 제시하는데, 그것은 “창조신학의 실질적인 경험”에 있다고 요약할 수 있다(Walter C. Brueggemann, 「구약신학」, 류호영․류호준 공역(서울: 기독교문서선교회, 2003), 1067-8.). 그러나, 지혜의 전통이 정착되면서 율법주의라는 변종을 만들게 되었으니, 이는 욥의 친구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전형적인 ‘경건한 절대주의자’들이다(1077). 새로운 경험에 대한 부적응은 참된 지혜자의 조건이 될 수 없다. 브루지만은 욥의 친구들만을 공격했지만, 욥 역시 자신의 새로운 경험의 비밀을 찾기전까지는 같은 부류의 지혜자일 뿐이다.


49) 김청송은 통증심리학이란 분야를 소개한 학자로, 그는 통증의 심리학적인 치료의 다섯가지 예를 들었으며 다음과 같다: 플라세보 치료, 긴장이완훈련, 근전도 체온 바이오피드백 훈련, 행동수정, 인지치료이다(김청송, 「통증심리학」(서울: 중앙적성출판사, 1999), 284-305.) 본 연구자는 학부시절 저자에게서 한학기동안 수업을 받았다.


50) 인지치료의 구성단계는 다섯단계로 나누어진다: 첫째는 최초 평가이다. 둘째는 통증에 대한 환자의 관점을 재개념화시키는 단계이다. 셋째는 인지 및 행동시연을 포함한 기술습득과 유지이다. 넷째는 인지치료의 일반화와 유지 및 재발방지이다. 다섯째는 이를 평가하기 위한 특별회기와 추후조사이다(Ibid., 300-4.).


51) 통증환자가 가질 수 있는 왜곡된 인지적 오류들에는 다음의 것들이 있다: 재앙적 사고, 과잉일반화, 낮은 좌절감내력, 통제의 외적 소재, 신체감각의 잘못된 명명, 무가치함, 불공평감, 인지적 시연(Ibid, 303.). 여기에서 욥은 ‘불공평감’, 즉 만성 통증환자들이 자신의 삶은 매우 불공평한 운명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다고 느끼는 왜곡을 치유받는 것이다.


52) D. H. Trapnell, 80.


53) 존 C. 깁슨, 40.


54) 크렌쇼(James L. Crenshaw)는 욥기의 주된 해석접근방법으로, 신학적인 것으로 고난과 신정론과 같은 ‘신학의 신비화’를 언급했고, 또한 비신학적인 것으로 심리학과 문학 그리고 정치학적인 접근을 소개한다(제임스 크렌쇼, “지혜서,” 더글라스 나이트․진 터커 편, 「히브리 성서와 현대의 해석자들」, 박문재 역(서울: 크리스챤 다이제스트, 1998), 4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