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ble Study/성서 연구 개론

게스트 혹은 호스트

진실과열정 2020. 3. 24. 01:01

영웅설화는 한편으로 해당집단 고유의 경험 그리고 그 확장에 의해 형성된다면, 다른 한편으로 '들어온/새로 유입된' 집단의 기억들 역시 결국 한공동체의 공유된 설화로 역사화하게 마련이다. 본래 농경을 중심으로 시작된 초기 이스라엘이 다양한 하위집단들을 포함하는 과정에서(창 49; 삿 5의 다양하며 통일되지 못한 목록들에 기초해서), 특별히 잊혀진 북쪽지파의 설화나 유목민 집단의 경험들이, 후대의 유다서기관들에게 호기심과 혹은 그것을 뛰어넘는 신적의미까지도 부여될수있을법한 이야기가 있었을 것이다.

 

특별히 후자의 경우(유목민문화), 낯선 이방인에게 호의를 배푸는 과정에서 겪을수있는 다양한 변수들은 특별한 기억으로 남게되며 그 속에서 공동체는 결속하게 된다.

 

예를 들면, 먼저 자신들이 '호스트'가 되어 호의를 베풀게 된 경험인데, 여기엔 이방인과 관련하여 일종의 거래가 이루어진다: 선물로의 기억이 아브라함이라고 한다면(창18) 또다른 '획득'으로서 사사기의 야엘(삿4:17-22; 5:24-27)이 있겠다(사실 이것은 우가릿신화와 그 소재가 상당히 유사하며-보편적 소재?-그렇기에 후에 유딧으로 그 생명력을 유지한다).

 

또한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자신이 '게스트'가 되어 가까스로 도망했던 기억일 것이다. 여기엔 롯(창19)이나 야곱(창31), 그리고 민족 전체의 경험으로 기억된 출애굽이 포함된다. 이 경우엔, 최종적으로 '공동체'에 속하지 않은 전승들은 모멸적인 귀결을 맞이하고(롯의 후손들의 경우, 모압[아버지로부터]이란 원인론이 생겨나는 첫처럼), 그 반대의 경우엔 '도망'이 '새로운 정체성'을 만드는 계기가 된다(야곱의 경우 이스라엘로, 이스라엘백성의 경우 제사장나라가 되는 것과 같다).

 

우리의 삶이 얼마나 다양한지, 때로는 정착의 삶에 벗어나 말 그대로 일용한 양식을 하늘로부터 기다리는 유목민적 삶을 살아갈 때가 있기 마련이다. 신앙은 그러한 불안정한 환경일지라도, 하나님과 동행할때, 내가 게스트가 되건 혹은 호스트가 되건, 우리의 걸음을 선하게 인도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심을 가르쳐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