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은 반역이다"
"번역은 반역이다"라고 프랑스의 누군가가 (거의 확신컨데) '프랑스어'로 말했던 것을, 참으로 멋드러지게 우리말로 번역을 해버렸다. 성서는 예외가 될 수 있을까?
다양한(?,!) 신앙 집단은 각각의 기준을 두고 하나님의 말씀을 교회에 알리고 있다: "essentially literal"(ESV), "as literal as possible, as free as necessary"(NRSV). 인간의 언어란 것이, 컴퓨터 언어인 C 나 C++처럼 의미/내용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말하고 글쓰는 이들의 (듣는이를 위한) 독특한 방법/형식까지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과연 100% 문자적 번역이 합당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소위 '고전예언자'들의 예언이 어떻게 기억되고 문서화될 수 있었을까? 거기엔 (모든 언어들이 본질적으로 가지는) 언어의 의미와 형식이 모두 들어있기 때문일 것이다: 예언자 호세아가 자녀 이름을 '로루하마'와 '로암미'로 했을 때, 듣는이들은 의미와 형식을 모두 간파했고, 아모스가 여름실과 이야기를 꺼내었을 때도 역시 사람들은 언어의 본질적 기능을 충실히 경험할 수 있었다(암 8:1-3). 고로 완전한 번역이란 존재할 수 없으며, 단지 번역기준에 맞게 얼마나 충실하게 작업했는지가 평가의 기준일 될 것이다. 번역기준 자체가 평가대상일 순 없으리라. (아마도 저 하늘엔, KJV으로 신앙생활했던 분들이 대다수가 아닐까?)
성서연구에 있어서 가장 조심스러운 점이, 개인적으론, 시대착오적인 사고라고 생각하는데, 예를 들면, 능력(두나미스)을 설명하면서, '다이너마이트'의 폭발력을 주입시키는 것이다. 남성중심적인 시대--사실 인류역사의 99%가 여기에 해당될 것이다--에, 21세기 윤리적 잣대를 대는 것 자체가 무리이며, 고로 성서는 남성만 계수되며(막 6:44), 서신서들의 대상은 확실히 남성이다(형제들아!, 고전 1:10).
흥미로운 것은, NRSV는 '형제들아'를 일괄적으로 '형제자매들아'라고 했고(모든 각주에, 원문은 '형제들아'라고 함), ESV는 '형제들아'를 원문 그대로 지키면서, 어떤 본문에만 각주로 '형제자매들아'라고 붙이고 있다. ESV와 관련해서 더 흥미로운 게, 본문비평에도 문제가 되는, 고전 14장에는 '형제들아'라는 단어가 4번 나오는데, 6절에만 각주로 '형제자매들아'라고 할뿐, 20,26,39절은 "정말 형제들에게만!" 말하고 있다고 번역하고 있다. 그 이유? ㅋㅋ;
번역자들의 의도가 정녕 그러하다면, 교회의 분열은 오직 남자들 때문이리라(고전 1:11). 고로, 개인적으로, 번역은 반역이라는 진술은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