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ble Study/신약 성서

바디메오가 예수님과 함께 보낸 일주일

진실과열정 2019. 5. 11. 12:58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마가복음을 '제자'라는 키워드로 읽으면서(Joel Marcus의 AB 주석에서 제시한 마가복음의 구조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별히 '바디메오'를 생각해봅니다. 마가복음을 읽으면, 의외로(!) 예수님께서 자신을 따르겠다는 사람들에게,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막 5장의 귀신들린 사내가 그렇습니다(18-19절). 그리고 다른 경우에서도, 예수님은 불치병 혹은 귀신들림을 고쳐주시면서도, 그 사건을 알리지 말라고(간접적인 차원에서의 제자를 받지 않음) 하셨습니다(1:44; 7:36; 8:26). (일찌기 W.Wrede가 '메시야의 비밀'이란 주제로 마가연구의 문을 활짝 열어놓았죠.) 어찌되었건, 이런 의미에서 '참제자도'의 길이 마가복음에서 얼마나 엄격하게 제시되고 있는지를 주목하게 됩니다.


그런데, 유일하게 바디메오를 고치신 예수님은, 비록 예수님의 제자로의 부르심은 없었지만, 마가복음은 그가 예수님의 제자로 좇았다고 말씀합니다(막 10:46,52). 이것은 분명히 돈이 많은 청년이 능히 좇지 못한 사건과 대조적인 의도가 있었겠지만(막 10:17, 21-22), 단지 문학적인 대칭구조를 이루기 위한 목적만은 아닌 듯합니다.


고로, 바디메오가 예수님과 함께 보낸 일주일은 정말 어떠했는지, 예수님께서 자기를 따르는 '길'이 과연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과정에서, 새로운 제자도의 부르심을 경험하게 됩니다. 예수님을 만나기 전엔 앞을 보지 못했다가, 예수님을 만나 '보게 된 다음', 그는 예수님의 마지막 일주일을 '보게' 됩니다. 영광의 예루살렘 입성이 비춰주는 황금빛이 과연 제자도의 결과인가? 아니면, 치열한 신학적 토론을 완벽한 승리로 일궈낸 지혜의 빛이 제자도의 결과인가? 그것도 아니면, 땀과 피가 범벅이 되어 먼지투성의 골고다 언덕을 적셔버린 붉은빛이 과연 제자도인가?


나의 길은 어디인지. 주님이 보여주실 길이, 내가 원치 않은 것이라고 할지라도, 내게 주신 길이기에, 기쁘고 또 기뻐할 수 있을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