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과 헌신: 하나님의 나라와 그 백성들의 관계"
"혁신과 헌신: 하나님의 나라와 그 백성들의 관계"
- review article by. 양지웅 -
1. 서론
본 글은 2명의 목회자가 각자의 목회 경험을 바탕으로 제시한 교회의 핵심 사상에 대하여 요약하며 평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한 명은 한 교회를 오랫동안 담임목사로 섬기면서 교회를 섬기는 일꾼들에 대한 헌신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며, 또 다른 한 명은 다양한 교회를 개척하면서 혁신을 교회의 생명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서로 비교될 수 있는 두 책을 통해서, 마지막으로 “하나님의 나라와 그 백성들”이란 주제를 논하기로 한다. 연구자는 다음의 책들을 1차 읽기대상으로 삼는다:
- Gene A. Getz, Elders and Leaders: God’s plan for leading the church
(Chicago: Moody Publishers, 2003)
- Bob Roberts Jr., Transformation: how glocal churches transform lives and the world
(Grand Rapids: Zondervan, 2006).
2. 진 게츠: “삼박자가 맞춰진 리더십의 교회”
진 게츠(Gene A. Getz)는 텍사스의 플라노(Palno)에서 휄로우십 성서 교회(Fellowship Bible Church) 담임 목사이다. 그는 50 여권이 넘는 책을 저술하였고, “새로움”(Renewal)이란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오랜 담임 목회의 경험을 통해서, 하나님의 일꾼을 어떻게 세우며 또한 어떻게 다음 세대로 이어가는 지를 자세하게 다룬다.
“성경적, 역사적, 그리고 문화적 관점”이란 소제목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저자는 크게 3부로 나누어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우선 서론에서 논의의 기초를 위한 토대를 세운 다음, 1부로 성경의 흐름을 따라서 교회의 일꾼들이 어떻게 세워지고 있는지를 다룬다(Part 2). 그 다음 2부에서는 성경 역사가 보여주는 중요한 과점을 14개로 관찰하고 있다(Part 3). 마지막으로 3부에서 서론에서 제시했던 문화적 간격을 좁히는 작업을 진행하는데, 저자의 목회 경험을 중심으로 앞서 진행했던 관찰들이 실제로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가를 소개한다. 저자는 부록으로 교회와 사역자, 그리고 치유에 대해서 성경 해석적으로 논하고 있다.
서론에서(Part 1) 저자는 논의를 위한 기초를 다진다. 그는 교회를 마치 거위가 떼를 지어서 이동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1장). 거위는 ‘V’ 모양으로 형태를 지어서 함께 이동하는데, 이러한 모양으로 비행할 때 더 효과적으로 더 멀리 진행할 수 있는 것처럼, 교회 역시 효과적인 형태를 갖추는 일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저자는 교회의 목적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성경의 원리들에 맞게 ‘형태’를 다시 만드는 것에 있다”라고 주장한다(p. 31). 그것은 바로 성경과 역사, 그리고 문화라는 3가지 랜즈를 통해서 가능하다. 성경은 원칙을 말하며, 역사는 교훈을 가르쳐주고, 문화는 통찰을 보여준다. 다음으로 저자는 논의의 기본이 되는 기본적인 개념들을 정의한 후에(2장), 중요한 내용으로 성경의 내용과 그에 따른 역사적 흐름을 표로 요약한다(p. 42).
첫번째 부분은 성경의 이야기를 다룬다(4-21장). A.D. 33년에 오순절로 시작한 하나님의 교회는, 지역 교회와 우주적 교회의 개념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다시 말해 무형이든지 유형이든지 “공동체로 나타난 하나님의 백성”이란 개념으로 존재했다(p. 49). 오순절 이후 12년 후에 흩어진 그리스도인은 안디옥에서 ‘장로’로 불리는 리더가 나타나게 되었다. 이들은 치유를 위해서 기도하였고, 사람들은 이러한 영적인 리더에게 기도를 요청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하였다. 성령에 의해 선교가 시작되었는데, 사도행전을 중심으로 바울의 여러 서신들은 장로와 감독, 그리고 집사에 대해서 자세하게 말하고 있다. A.D. 49년에 있어서 율법과 은혜에 대한 논쟁에 대하여(행 15장), 예루살렘에 모인 사도들과 장로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통해, 교회의 리더십에 대한 점진적인 변화를 읽어낼 수 있다: “점진적인 변화란, 하나님은 점점 더 기독교의 지도자들에게 책임을 부여하는데, 과거의 계시와 경험을 기초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였다.”(p. 74). 장로들은 사역자를 선택함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는데, 사도행전 16장은 디모데를 훈련함에 있어 장로라고 할 수 있는 “형제들”의 인가가 매우 중요했다고 지적한다(p. 79). 디모데가 인정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들 가운데 그의 헌신된 기독교 전통을 배경으로 잡을 수 있는데, 이것은 이후에 바울이 리더십에 대하여 역시 핵심적인 사항으로 잡는 것이기도 하였다(살전 5:12-13). 바울은 자신이 삼 년 반 동안 최선을 다해 양육했던 에베소 교회의 리더들에게 권명하기를, 리더들은 양들에 관심을 두어야 하며, 신실하게 목양에 힘써야만 했다.
이후 바울은 목회서신을 통해서 교회에 필요한 리더들의 종류와 그 자격들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바울은 ‘장로와 감독’을 매우 중요한 역할로 보기 시작했는데, 이들은 하나님의 교회를 섬기기 위한 헌신이 있는 사람들이며 그렇기에 바로 서야만 하고 책임감 있는 사역을 감당해야만 했다.”(p. 96). 그렇지만, 사역 자체를 위한 개인의 능력에 결정적으로 의지하지 않고, 한 사람의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 기본적인 성품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바울은 집사와 장로/감독을 언급한다. 처음엔 복음과 양육의 사명과 임무가 있는 장로와 감독이 임명되었고, 이후에 특별한 기능을 위한 집사가 문화적 이유에서 요구되었다(p. 103). 집사는 모든 신자의 의무로(엡 4:12,16), 장로/감독의 협력자가 된다(빌 1:1; 딤전 3:8-13). 집사는 문화적인 필요에 따라 요구되는 것이므로, 그에 대한 칭호는 다양하며, 여성도 가능하다(p. 105). 여성에 대해서, 저자는 갈라디아서 3장 28절을 바탕으로, 성적인 차별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p. 114). 특별히 저자는 사역의 모습을 가정에서 찾고 있는데, 가정이 바로 “작은 교회”이기 때문에, 교회와 가정에서 유사성을 찾음으로 남편과 아내가 하나의 팀을 이루는 “종의 리더십”의 존재를 주장한다(p. 126). 또한 목양을 감당하는 리더에게는 재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갈 6:6; 딤전 5:17-18).
두번째 부분은 성경의 역사 내러티브를 14개의 관찰로 정형화하였다(22-27장). 호칭과 전반적인 기능을 말하면서, “장로”는 지역교회의 리더이며(관찰 1), “감독”은 일종의 관리자 (superintendent) 이다(관찰 2). 장로와 감독은 모두 관리와 목양을 주된 사역으로 삼는다. 여기에서 “관리”는 가정 모델을 기반으로 한 “인정 많은, 돌보는 아버지” 이미지로, 교회를 돌보는(to take care of) 사역을 말한다(관찰 3). 한편 “목양”은 양무리를 치는 현실적인 사역이고(관찰 4; 고전 9:7; 행 20:28-30), 이러한 사역은 고귀한 일이다(관찰 5; 엡 4:11). 리더의 기능으로는(관찰 6), 가르치고 모범이 되는 삶을 살아야 하며, 교리를 지키고, 징계하고 재정적인 문제를 다루고, 마지막으로 기도에 힘써야 한다. 장로의 선출과 안수에 대해서, 그 자격은 20개 정도로 엄격하지만(관찰 7), 무엇보다도 윤리적인 면에서 바로 서야 함을 강조할 수 있다(관찰 8). 저자에 의하면, “영적인 은사”는 필요가 아닌 충분 조건인 것이다(p. 204). 또한, 장로는 사도성을 나타내야 하는데, 바로 초대교회가 지역의 확대가정에서 비롯된 것처럼, 작은 모임에서 리더가 새로운 리더를 세우는 지속적인 관계가 만들어져야 한다(관찰 9). 저자는 다중 리더십을 존중한다(관찰 10). 그러나 핵심 리더가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관찰 11). 리더는 책임있는 자리이며(관찰 12), 성경적 리더십을 대표하는 자리이다(관찰 13). 무엇보다도 성경이 기능들에 초점을 두고 있고, 변치 않는 원칙을 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p. 230), 이러한 성경적인 기본 틀을 이해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관찰 14).
세번째 부분에서, 저자는 자신의 목회 경험을 바탕으로 성경적인 원리와 역사적인 내용을 정리하면서, 결과적으로 자신의 사역에서 어떻게 실천적으로 나타낼 수 있을까를 논한다(28-37장). 리더를 세우는 일은 신중을 거듭해야만 하는 일이며(원리 1), 팀을 세울 수도 있다(원리 2). 리더 후보의 성숙도를 검사해야 하고(원리 3), 윤리적이며 도덕적인 면이 바로 서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원리 4). 리더는 자원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원리 5). 담임목회자(primary leader)는 책임과 의무가 있고, 동시에 소신 있게 사역을 감당해야 한다(원리 6). 리더십의 기능들에 대하여, 무엇보다도 ‘기능’이 ‘호칭’보다 중요하고(원리 7), 다수의 지도자들이 아버지와 목자처럼 따스한 열정을 가지고 섬겨야 한다(원리 8). 앞서 성경적으로 관찰 6이 있는 것처럼, 중요한 사역들이 있다(원리 9). 리더들은 서로 신뢰해야 하는데, 특별히 여기에서 담임목회자의 영향력이 중요하다(원리 10). 신뢰를 확대시키기 위해서, 안전한 형식을 만들어 주는 것이 낫다(원리 11). 적합한 조력자로 집사가 있다(원리 12). 사역자들은 합당한 보수를 받아야 한다(원리 13). 마지막으로 적합한 방식으로 형태를 만들어야 한다(원리 14). 마지막으로 저자는 후계자를 세우는 문제에 대하여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리더십의 이양을 건강하게 이어갈 것을 요구한다.
이상과 같이 진 게츠는 교회의 리더에 대하여 성경과 역사 그리고 문화적인 차원에서, ‘삼박자’ 원리를 발견하려고 노력했다. 성경이 가지고 있는 시간적이며 문화적인 간격의 문제를 간과하지 않고, 성경에서 말하고 역사적으로 나타났던 교회의 리더십에 대해서 조직적이며 포괄적인 연구를 진행했다고 본다. 그러나 몇 가지 문제점을 제시할 수 있다. 첫번째로는 저자가 뼈대로 삼고 있는 성경의 역사적인 흐름에 대해서 그 근거를 찾기 어렵다. 다시 말해서 저자는 42페이지에서 지역 교회의 리더십에 관련하여 시간표를 제시하였는데, 의견이 모아지지 않은 서신들(예를 들면 야고보서나 갈라디아서)의 연대를 설명 없이 제시하였다. 이렇게 저자는 성경의 해석에 관련하여 구체적인 설명이 없이 일방적으로 제시하고 있음을 몇 부분에서 발견하게 된다. 예를 들면, 79페이지에서 저자는 사도행전 16장의 “형제들”이 장로들이었다고 말하는데, 과연 누가는 “형제들”과 장로를 혼용하고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여성의 역할에 대해서 114페이지에서는 ‘시대적인 요구’에 밀려서 해석하고 있는 느낌도 받는다.
가장 중요한 물음은 “장로”와 “감독”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제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장로와 감독의 사역이 말씀을 가르치고 목양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오늘의 목회자와 다르지 않은데, 저자는 기능적으로 일치하지만(p. 240, 266), 다른 곳에서는 엄연히 다르다고 선을 긋고 있다(p. 256, 266-7). 또한 담임 목회자의 역할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지금까지 읽어왔던 책들과 약간의 거리감이 있다.
3. 밥 로버츠: “혁신으로 살아가는 교회의 본질”
밥 로버츠(Bob Roberts Jr.) 목사는 달라스에서 노스우드(NorthWood) 교회를 섬기고 있다. 그는 미국에서 백 개가 넘는 교회 개척 사역에 헌신했으며, 전세계로 영역을 넓혀 도움이 필요한 곳에서 교회를 세우고 있다.
저자는 크게 3부로 나누어서 논의를 진행한다. 1부에서는 교회가 과연 올바른 길을 걸어가고 있는지 “교회의 생존”에 대하여 문제의식을 제기한다. 2부에서는 “변혁의 삶”이라고 할 수 있는, 개인과 교회의 변화된 삶을 제시한다. 그리고 3부에서는 “변화된 세계”라고 할 수 있는, 교회와 세계의 변화된 삶을 비전으로 말한다. 무엇보다도 저자 자신이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확신 있는 목소리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강력하다고 할 수 있다.
1장에서 저자는 서구 문화 속에서 교회의 정체성이 상실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현재의 교회는 종교성에 갇혀 있을 뿐, 그 핵심으로 들어가서 영성의 차원의 경험이 없다. 영성, 그 자체를 발견하지 못하고 경험하지 못하기 때문에, 오늘의 교회는 생명력을 상실했다(p. 23). 그러므로 저자는 ‘앎’보다 ‘삶’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p. 28). 결국 예수께서 산상수훈에서 강조하셨던 것처럼, 왕국은 소금처럼 내적으로 활동해야 하고, 빛처럼 외적으로 발휘해야 한다. 그러나 오늘의 교회는 소금을 무시하고 외형적인 ‘빛’(선포)에만 관심을 두었다. 2장에서 저자는 교회의 관심이 세계로 확장되어야 할 것을 요구한다. 다시 말해서, “어떠한 지역에서 가장 큰 교회가 되는 것에서 벗어나, 어떠한 지역이든지 교회를 세울 수 있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라고 생각의 전환을 말한다(p. 41). 교회는 국가의 차원에서 빌리 그레함의 선포와 마더 테레사의 사역이 함께 진행되어야 하는 생명이 되어야 한다. 교회는 하나님의 나라의 차원에서 모든 교회가 선교 그 자체가 되어야 한다. 결국 ‘선교적 마인드’를 가진 교회가 아니라, ‘선교사 교회’가 되어야 한다. 3장에서 궁극적으로 저자는 제자도를 다룬다. 이것은 삶의 변혁을 이끄는 신앙의 삶이다. 이것을 저자는 ‘회심’에서 ‘변신’으로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은 문화적 영역이 초월된 삶이다(p. 63). 기독교의 ‘정보’를 아는 것에 더 이상 머물지 않으며, 변화된 삶을 실제적으로 살아가는 성령의 도움을 받는 삶이다.
2부에서는 1부에서 문제를 제시했던 내용에 대해서 개인과 교회의 차원에서 변혁된 삶을 제시한다. 이것을 저자는 ‘T-Life’라고 부른다. 저자는 이것을 초대교회의 모델과 현재 동양권의 떠오르는 교회들에서 실제적인 모형을 찾는다(p. 74-5). 이것은 먼저 하나님과의 깊은 관계에서 출발하여, 신자들 사이의 긴밀하게 연결된 끈으로 이어지고, 마지막으로 보다 넓은 세계인 이웃(지구화)으로 확대되는 삶이다. 먼저 저자는 말씀을 읽고 반응하는 법을 훈련함으로써 개인의 영성이 깊어진다고 말한다(p. 78). 구체적인 방법은 제시하지 않지만, 저자는 일종의 Q.T. 방식으로 성경을 읽으며 개인의 예배가 지속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개인의 영성이 세워질 때, 다른 신자들과 연결하게 된다. 한편, 저자는 ‘공동체’라는 단어보다 ‘연결됨(connection)’이라는 단어를 선호하는데, 그 이유는 개인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됨으로써 문제가 치유되고 훈련되는 것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교회 그 자체가 선교사가 됨으로써 세계(global)에 영향력을 끼치게 된다고 말한다. 저자는 거듭하여, 교회가 단지 “선교적인 마인드에 머물지 않고, 그 자체가 선교(missional)가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p. 136). 이렇게 3개의 영역이 삼각형을 이루어 하나의 온전한 변화를 이끌어 낸다.
3부에서는 2부에서 제시했던 개인과 교회의 차원을 보다 더 큰 세계의 차원에서 확대하고 거듭 강조한다. 먼저 공동체가 성경이 말하는 교회의 정신을 가진 온전한 공동체 정신으로 거듭날 때, 세상을 향한 문화 변혁자로 거듭날 수 있다고 말한다(p. 130). 이러한 교회가 서로 연결하게 될 때, 자연적으로 교회는 성장하게 된다. 다시 말해서, 교회의 정체성이 온전히 발견된 교회라고 한다면, 그 안에서 개인이 변혁되어 더욱 건강한 교회로 확대된다는 말이다. 마지막으로 선교사 정체성을 가진 교회를 말하면서, 지역교회와 세계로 파송하는 교회로 함께 사역할 수 있음을 개인적인 경험을 제시하면서 주장한다.
이상과 같이 저자는 ‘변혁’이라는 강력한 목소리로 현대 교회의 중요한 이슈를 제시한다. 무엇보다도 저자 자신이 어려서부터 다양한 나라를 다녔고, 교회를 세우고 선교 사명을 감당했던 경험들이 토대가 되어 현실적인 목소리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의 삶에 영향력을 끼치지 못하고 있는 현재 서구의 교회의 현실을 타개하는 열쇠로 신앙인 자신 그리고 교회 자신의 변혁이 요구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저자는 동양 교회를 서양 교회와 다르다고 말하는데, 그 구분이 동양의 문화나 산업의 열등함과 연결시키고 있다. 다시 말해서 일종의 ‘오리엔탈리즘’의 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저자는 서구의 교회가 가진 문제를 말하는데, 이것이 신학과 실천의 차원도 언급하지만, 도시화나 산업화, 그리고 신자유주의로 말미암은 폐해와 혼동하는 것 같다(p. 23, 28). 무엇보다도 저자는 변혁의 시작으로 하나님과의 긴밀한 관계를 말하는데, 그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기 보다, 개인적으로 Q.T.의 차원을 열쇠로 제시하고 있다. 물론 필요하지만 충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다시 말해서 지나치게 주관적인 신앙으로 변질될 수 있다. 예를 들면, 저자가 ‘엘 샤다이’를 “하나님으로 충분하다”라고 설명하고 있으며(p. 81), 광야(히브리어로 ‘미드바르’)와 말씀(히브리어로 ‘다바르’)을 연결하고 있는데(p. 85), 이것은 보편적인 이해라기보다는 주관적인 묵상의 차원이라고 보여진다. 또한 저자는 서구의 체계화된 시스템에 반발하여, 동양의 다듬어 지지 않은 생명력을 강조하는 것 같다. 아시아가 과연 개인주의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지 의문이다(p. 102).
4. 결론: “혁신과 헌신: 하나님의 나라와 그 백성들의 관계”
지금까지 연구자는 두 권의 책을 통해서, “혁신”으로 대표되는 하나님의 나라의 본질과, “헌신”으로 대표되는 하나님의 백성들을 다루었다. 하나님의 나라는 예수께서 이 땅에서 처음 사역을 시작할 때 선포했던 주제이기도 하다(막 1:15). 예수는 하나님의 통치를 직접 나타내 보여줌으로써 진정한 왕의 현현을 증거하였다.[1] R.F. 오토데(R.F. O’tode)는 누가-행전의 핵심 메시지가 하나님 나라에 있다고 분석했는데, 그는 특별히 누가-행전에서는 “섬김의 나라”로 하나님의 나라가 제시되고(눅 22:24-27), 천대받는 이를 위한 잔치로서 주어진다고 하였다(눅 14:21; 4:14-44). 계속해서, 무엇보다 예수를 따르는 것 자체가 하나님의 나라의 현재화라고 말하면서(눅 17:24; 18:16), 그 하나님의 나라는 예수와 연합한 그리스도인들에게 하나의 실제로 나타난다고 분석했다(눅 1:32-33; 행 2:30-36; 11:20).[2] 또한 바울이 자신의 서신서에서 마지막 부분에 하나님의 나라를 언급한 것을 보면(롬 14:17; 고전 15:50), 신약의 핵심 사상이 여기에 있음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하나님의 나라’는 신약에서 처음 만들어진 개념은 아니다. 오히려 그 뿌리는 구약에서 찾을 수 있다. 구약은 여러 곳에서 하나님의 통치를 선포하고 있다(시 24편). 특별히 토라는 창조주로서 하나님의 통치를 보여주며(창세기), 구원자로서의 하나님의 통치를 말한다(출애굽기). 그 하나님은 자신의 백성들의 삶까지도 거룩하게 인도하시는 통치자이다(레위기). 하나님은 백성들의 발걸음을 한걸음씩 인도하는 분이며(민수기), 최종적으로 모든 역사의 주관자이신 유일한 통치자이다(신명기). 계속해서 전기예언서와 후기예언서를 통해서, 하나님은 이스라엘 자손과 열방의 국가들의 역사를 통치하고 있다. 특별히 다니엘서는 하나님의 나라를 말하면서, 중요한 것으로 누가 그 하나님의 나라를 얻을 수 있는지 묻고 있다(단 7:18). 다니엘은 묵시를 통해서 “지극히 높은 자의 성도들”이 하나님의 나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하는데, 이것은 회복된 이스라엘을 의미한다. 이렇게 볼 때, 하나님의 나라는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지 않고, 토라에서부터 시작된 변화된 하나님의 백성들의 거룩한 삶을 통해서 현재화되는 세계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므로 다니엘의 기도는 무조건적인 하나님의 나라를 외치는 것에서 벗어나, 그 주체적인 자리에서 역동적인 활동을 해야만 하는 하나님의 백성의 존재로 묻지 않을 수 없게 한다(단 9:4-19). 다니엘은 신명기 27-28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신명기적 신학을 바탕으로, 변치 않는 하나님의 공평과 정의로움을 인정하고, 자신들이 처해있는 현실에서 구원받고 변화되기를 기도하고 있다.[3] 결국 하나님의 나라와 그 백성은 떨어질 수 없는 관계인 셈이다.
신약 성서에서 교회로 대변되는 하나님의 백성들은, 사실 구약 성서에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역사의 성공과 실패를 모두 경험하는 사람들로 그려진다. 인종적으로 이 둘을 동일시할 수 없지만, 본재론적으로 그리고 신학적으로 이 둘은 연속성을 가지고 있다.[4] 무엇보다 누가-행전을 기록한 누가는 “교회를 부활절 이전에 그 기원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았다.”[5] 하나님의 백성은 남녀노소를 떠나서 하나님을 향한 거룩한 ‘헌신’으로 이루어진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음으로 아들 이삭을 바쳤을 때에, 하나님의 백성은 “대적의 문을 얻게” 되었다(창 22:17). 마리아가 자신이 동정을 포기하고 하나님께 헌신했을 때, “그 나라는 무궁하게 되며,” 아브라함을 향한 약속은 기억되었다(눅 1:33, 54-55). 하나님의 나라는 약속의 말씀을 굳게 붙잡고 평생을 기다리며 살아온 갈렙의 헌신을 통해서, “그 땅에 전쟁이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삿 14: 10-15). 그리고 하나님의 나라는 어린아이가 바친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통해서, 세상의 왕이 아닌 육신을 입은 하나님의 통치를 보여주었다(요 6:9, 15). 이렇게 구약 성서와 신약 성서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자신을 ‘헌신’할 때, 하나님의 나라가 구체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위의 밥 로버츠 목사와 진 게츠 목사는 각각 ‘혁신’을 나타내는 하나님 나라와 ‘헌신’을 나타내는 하나님의 백성을 말하였다. 이들의 통찰은 구약과 신약의 핵심 메시지에 벗어나지 않으며, 오히려 혁신과 헌신이 상실되고 있는 한국교회에 큰 도전이 된다.
[1] N.T. Wright, How God Became King: The Forgotten Story of the Gospels (New York: HarperOne, 2012), 75.
[2] R.F. O’tode, “누가복음-사도행전에 나타난 하나님의 나라,” 웬델 윌리스 편, 「하나님의 나라」 (서울: 도서출판 솔로몬, 2004), 257-284.
[3] Michael Fishbane, Biblical Interpretation in Ancient Israel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1985), 489.
[4] Paul D. Hanson, The People Called, The Growth of Community in the Bible (San Francisco: Harper & Row Publishers, 1986), 429.
[5] Graham H. Twelftree, People of the Spirit: Exploring Luke’s View of the Church (Grand Rapids: Baker Academic, 2009),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