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주사위] - 남은 것은 casting 뿐이네!!
복잡하고 생각할 것이 많은 연말, 이리 저리 머리를 굴려봐도 '과부하'의 적신호만 울리는 이 맘 때, 진짜 재미있는 소설 책 한 권 소개하고 싶다. 아파트 내에 설치된 '마을 도서관'에서 빌려 본 책인데, 제목이 "신의 주사위"이다. 일종의 팩션(faction)으로, 물리학의 천재 아인슈타인이 연구했다는 통일장이론(원제가 Final Theory이다)을 둘러싼 FBI와 테러리스트(혹은 배신당한 배신자!)의 추적을 뒤로하고, 앞만 보고 달려가는 과학역사학자의 활약을 멋지게 그려내고 있다.
제법 얇지 않은 두께이지만, 작가는 독자의 궁금증을 곧 바로 해소해주는 탁월한 능력과 함께, 또 때로는 너무나 억지로 소설의 결말까지 끌고가는 작가만의 고집을 부리지 않는 장점을 100% 살려서, 사건의 전개가 자연스럽게 극적으로 변화하는 소설 속의 장치같은 것도 멋드리게 꾸며내고 있다. 그래서 너무나 재미있게 읽어내려갈 수 있다. 아마도 요즘 문화계의 키워드들을 모두 모아서, 탁월한 작품을 만들어낸 것 같다: 첨단 과학 + 테러리즘 + 이별과 사랑 + 우정과 배신 + 그리고 바로 가족. 이 모든 것들이 골고루 스며들어서, 균형이 맞고 적절한 흥분을 주며, 지적인 만족과 감정적인 책임감도 부여해준다.
책의 뒷면에는, 그 어려운 과학 이론을 소설에 녹여내려서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쓰고 있다 라는 식의 거품도 없지 않아 있지만, 사실 요즘 너무나 허무맹랑한 환타지의 환상에서 조금 거품을 빼고, 팩션 그대로의 상상력과 사실성을 묘사하고 있다는 측면에서는 그리 짠 점수를 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책을 덮으면서, 머리에 남는 과학적 지식도 같이 날아갔다. 그리고 사실 이런 류의 스토리 진행은 웬만한 영화-문학 매니아라면 너무나 '친근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사실 또 이런 점이 '안전빵' 아니겠는가! 그래서 이런 결론만이 남는다: "남은 것은 Casting 뿐이네!"
(내 생각엔, 남자 주인공으로, 벤 에플릭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