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독서] 좋은 책 이야기

성 아우구스티누스, [고백록(2000)]

진실과열정 2008. 3. 10. 17:31
출판사
크리스챤다이제스트
출간일
2000
장르
기독교고전
책 속으로
13권으로 구성된 고백록은, 요즘의 우리가 생각하는 차원의 '자백'이 아닌, '증언'의 차원의 개념을 말한다(전문적으로, '콘페시오confessio'라고 하며, 이는 당시의 용어사용의 맥락에서 볼 때, '신을 믿는 사람들이 주님께 드리는 일종의 신앙고백'이라고 할 수 있다). 1-9권은 어린 시절에서부터 청소년기 그리고 마니교에 입교하고 여러가지 세상의 철학을 경험했던 자신의 과거를 담담하게 기록한다. 이후 10-13권은 현재적 관점에서 성서를 접근하는 바람직한 방법의 탐구 가능성과 그 실제적인 방식으로서 창세기에 대한 영적 해석의 실례를 제공한다.
이 책은..
나의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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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읽어야할 책에 꼭 들어있는 그런 책임에도 불구하고, 제목이 보여주는 불안한 포스로 인해서 그동안 머리에서 지워져있었던 책이었는데, 해석학 세미나를 준비하면서 일독할 수 있었다. 기대 이상의 감동을 받았다. 자신의 일생을 이렇게 되돌아볼 수 있을 정도의 삶의 반성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정말 고개가 숙여질만하겠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어거스틴의 생각의 한계가 거의 무한하다는 점이라고 하겠다. 시간과 기억이라는 형이상학적인 분야에 대해서 치밀하면서도 동시에 일관적으로 생각을 끌고 나가는 부분에서는 감탄을 마지 않을 정도였다. 한편, 저자는 자신의 과거의 삶의 작은 부분에서도 삶의 의미를 캐내려고 했던, 삶을 사랑했던 사람임을 보게 되었다.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무엇보다도 그 삶의 깊이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한 사람의 신앙고백의 차원을 넘어서, 한 인간의 풍성한 사유의 한계에 동참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에서 기쁨을 느낀다.